Page 11 - 샘가 2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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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로마서는 다수의 이방인 그리스도인들과 소수의 유대인 그리스도인들이 섞인 공동
체, 하지만 여러 면에서 이방인 기독교의 양상을 띤 회중에 써 보낸 것이다(롬 1:5-6).
(3) 로마서가 편지로서 보여주는 두드러진 특징은 서두(1:1-15)와 결말(15:14-16:27)
에서 우발적인 본질을 나타내지만, 1:16-11:36에서 일반적이며 지속적인 논증을 제공
한다는 점이다. 이 장들은 교회 자체의 문제들에 답하는 방식을 취하지 않고, 로마 공동
체의 독특한 환경을 암시하지도 않으며, 오히려 바울 자신의 가르침의 내적 논리에 따라
전개된다.
(4) 로마서 6-7장에는 특징적으로 수사학적 질문과 대답들이 나온다(6:1-3, 15-16;
7:7, 13).
(5) 로마서 16장은 유례없이 긴 문안 명단을 포함한다. 3-15절에 26명의 이름이 나오
고, 또 이름이 밝혀지지 않는 2명(13, 15)을 비롯하여 수를 셀 수 없는 사람들(5, 10, 11,
14, 15)이 등장한다.
(6) 로마서의 목적을 파악함에 있어 바울 자신의 상황에 초점을 맞추거나(스페인 선교
의 준비, 유대주의자들 문제에 대한 자신의 입장 요약 등), 로마 공동체에 초점을 맞추어
접근할 수 있다. 후자의 경우 14:1-15:13의 함의들을 편지의 목적을 푸는 열쇠로 이용
하여, 추방되었던 유대인 그리스도인들이 돌아와 이방인 그리스도인들과 결합함에 따라
발생한 갈등을 해결하려는 목적으로 보는 것이 최상이다. 이 진술 바탕에는 바울의 로마
서 저술목적이 복합적이라는 인식이 깔려있다.
(7) 로마서의 주제는 복음이며, 이 복음이야말로 로마서 전체의 표제가 될 수 있는 전반
적인 화두이다(1:1, 9, 11, 13, 14, 15, 16, 17; 15:16, 19, 20; 16:25).
(8) 로마의 그리스도인들은 복음을 다시 들을 필요가 있었다. 그들 가운데는 “강한
자”와 “약한 자”의 두 집단이 존재했으며, 힘의 우위에 대한 자랑이 서로 있었다(14:1-
15:13). 복음 설명에 집중하는 1-11장은 자체의 내적 논리로 전개되며, 바울은 11:13에
가서야 로마인들을 직접 언급한다. 14:1-15:13은 전체 편지를 들여다보는 창문이다.
(9) 바울은 로마에 갔을 때 그곳 그리스도인들(유대인, 이방인)에게 들려주고 싶은 복음
을 로마서에서 요약한다. 1-11장의 소논문은 14-15장에서 바울의 일치 호소에 대한 신
학적 기초를 공급하고, 그 사이의 12-13장은 일치의 호소에 대한 일반적인 윤리 교훈적
기초를 제공한다.
(10) 로마서를 읽을 때 우리는 ‘기독론’(로마서의 명시된 화두는 아니나, 로마서의 신학
적 토대이자 출발점임), ‘구속사의 큰 그림’(옛 시대와 새 시대의 중첩 속에 살아가는 그
리스도인의 실존적인 삶), ‘복음’(로마서는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가장 폭넓고 체계적
으로 소개함), ‘하나님의 의’(하나님은 율법의 행위가 아닌 믿음에 근거하여 각 사람을 의
롭게 보신다는 것임), 그리고 ‘교회 신자들 간의 연합과 평화’(피상적인 것이 아니라, 복
음의 의미에 대한 깊은 성찰 끝에 나오는 갈등의 해소와 일치)에 초점을 맞추어 묵상하면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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