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7 - 전시가이드 2022년 07월호 이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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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보도자료는  crart1004@hanmail.net  문의 010-6313-2747 (이문자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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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 김혜현(레드부츠 갤러리 대표)
            모리스 마테를링크(Maurice Maeterlinck)의 동화극 <파랑새>에서 틸틸과 미틸  오랜 옛이야기에 따르면, 우리 인류는 고대 그리스 시대가 되어서야 비로소 파란
            은 아픈아이를 돕고 싶은 마음에 파랑새를 찾기 위한 험난한 여정을 시작한다. 밤    색을 보게 되었다고 한다. 인간이 이성(理性)에 눈을 뜨게 되면서 파란색을 볼 감각
            의 궁전에서 달빛을 받고 무한히 날아다니는 파랑새를 발견했지만, 햇빛을 받고      을 지니게 된 것이라고 한다. 오랜 시간 희망과 행복을 찾아 수많은 사람들이 삶의
            는 그냥 죽어버린다. 파랑새를 다시 만나지는 못했지만, 틸틸과 미틸은 세상의 진    여정을 반복해오고 있다. 그것이 이성인지, 수행인지, 아니면 또 다른 지혜인지 알
            짜 모습과 참된 행복에 대한 깨달음을 얻게 된다. 꿈만 같았던 여행을 끝내고, 크   수 없지만, 분명한 것은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파랑이어야만 한다.
            리스마스 전날 집으로 돌아와 잠에서 깨어났을 때, 틸틸과 미틸은 자신들이 데리
            고 있던 새장 속의 비둘기가 ‘파랑새’였음을 알게 되며 파랑새는 새장이 열리자 홀   수행하듯 파랑을 작업하는 이지수 작가는, 다시 한번 파랑으로 우리의 내면을 물들
            연히 날아가 버린다.                                     여 줄 작품을 선보인다. 우주 속을 유영하는 듯한 기분이 드는 화면 구성과 파란색
                                                            의 깃털은 가볍게 날아와 보는 이의 눈을 사로잡으며, 움켜 잡으려고 하면 바스라
            이지수 작가의 신작 <Beyond Blue>. 끝없는 우주속에서 홀로 남겨진 듯한 기분  지고, 날아가게 두면 생기가 돋는 깃털은 <파랑새>라는 동화 속 이야기와도 결이
            이 들게 만드는 컴컴한 암흑이 있다. 거기에 가느다란 달빛(혹은 별빛)이 비춘다.   잘 맞다. 틸틸과 미틸이 이 전시에서 파랑새를 꼭 다시 만나게 될 것 같다.
            그 빛을 받아 암흑뿐이었던 우주는 파랑의 모습을 드러낸다. 가까이에 있었던 파
            랑이지만, 파랑을 볼 수 있는 눈이 없던 아이는 오랜 시간이 흘러 삶의 연륜이 쌓이  경기도 의왕 레드부츠갤러리는 지역민들과 미술작품으로 소통하는 공간으로  개
            고 나서야 가까이에 존재해왔던 파랑(파랑새)을 발견한다. 파랑은 희망이고, 행복    관 1주년을 맞이했다. 부족한 점도 많았만 관심과 호응속에 멈추지 않았던 전시덕
            이고, 삶에서 가장 소중한 보물이었다.                           분으로 작가들과 관람객들에게 문화로 보답하고 있으며 초대에 응해준 작가에게
                                                            지면을 빌어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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