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 - 최현우 개인전 9. 6 – 9. 11 갤러리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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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세한도(歲寒圖) - 비우고 가다



                                                                     소나무와 설산(雪山),
                                                                     방 한 칸과 빈 마루가 있는
                                                                     작은 한옥(韓屋)을 그리며,
                                                                     세한도의 정신과 필의(筆意)를
                                                                     본받고, 나름대로 재해석해 보고자 하였다.


                                                                     끊임없는 인내와 마음 다스림을 필요로 하는
                                                                     소소한 귀양살이와 같은
                                                                     도시 생활에서 잠시 벗어나,


                                                                     고요하고 평화로운 자연...
                                                                     소나무 산속에서
                                                                     소박한 한옥을 짓고,
                                                                     마음을 비우며 베풀면서
                                                                     살아가고 싶은 소망을
                                                                     담아 보았다.













                                    2021년 작가는 북한산 족두리봉에 올라가는 길 중턱에서 마음을 관통하는 멋진 소나무 가지를 우연히 만나게 되었다. 당장에라도 붓과 먹으로 자유롭게 표현하고
                                    싶었지만 잘 그려지지 않았다. 아니 그릴 수 없었다. 자연 앞에서 또다시 겸손해지는 순간이었다. 2022년 10월쯤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 ‘작은 가지 하나, 솔잎 하나
                                    라도 천천히 연필로 스케치 해보자’라고 생각하면서 조금씩 그려 나가기 시작하였다. 북한산 둘레길이 집에서 가까운 곳이어서 산책 삼아 서른 번쯤 오르 내리면서
                                    그냥 바라만 보기도 하고 스케치도 가끔 하면서 눈과 마음에 담아 보고자 하였다. 그러다가...... 2023년 6월에 드디어 완성하게 되었다. 정성을 다하고 싶어서 2년
                                    동안 밀린 과제였던 ‘비우고 가다’라는 전각(篆刻)도 함께 새긴 후에, 세한도 작품의 어느 솔잎 밑에 전각을 찍으며 마무리를 지을 수 있었다. 세한도의 추운 겨울을
                                    구현하기 위하여, 거친 갈필의 백묘법(白描法)으로 공백을 묘사하고 여백은 하늘빛으로 칠함으로써, 그리지 않은 설산(雪山)에 대한 여운을 남겨 보고자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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