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1 - 샘가 2024. 9-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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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사사 에훗에 대한 기록입니다.
여호와께서 모압 왕 에글론을 강성하게 하사(12-14) 모압은 아브라함의 조카 롯과 그
의 딸 사이의 근친상간으로 나온 족속입니다(창 19:32-33). 그래서 이스라엘은 모
압 족속을 업신여겼습니다. 그런데 평소에 업신여겼던 모압 족속에게 무려 18년 동
안이나 다스림을 받았습니다. 게다가 모압 족속이 점령한 곳이 종려나무 성읍, 즉
여리고입니다. 가나안 정복 전쟁에서 제일 처음에 정복했던 곳입니다. 가나안 정복
의 역사에서 상징적 도시인 여리고를 이방 족속에게 다시 점령당한 것은 큰 의미가
있습니다. 이에 이스라엘 자손이 고통스러워 하나님께 부르짖었습니다. 그리하여
하나님께서 한 구원자를 세워주셨습니다.
베냐민 사람 게라의 아들 왼손잡이 에훗이라(15-19) 성경 인물 중에 왼손잡이라고 기
록하고 있는 인물은 에훗 외에는 없습니다. 그리고 에글론을 죽일 때 “왼손으로 찔
러 죽였다”고 두 번이나 언급하고 있습니다. 본문의 왼손잡이의 말은 ‘오른손이 묶
인 사람’이라는 뜻입니다. 오른손에 장애가 있거나 마비가 되어서 왼손밖에 쓸 수
없는 사람이라는 뜻입니다. 게다가 에훗은 열두 지파 중에서 가장 약한 베냐민 지파
출신입니다. 역설적이게도 베냐민의 뜻이 오른손의 아들입니다. 오른손의 아들이
라는 이름의 지파에서 오른손을 못쓰는 왼손잡이로 사는 것입니다. 가장 약하고 차
별받는 사람이 세워졌고 이스라엘을 구원한 것입니다. 원래 에훗에게 주어진 임무
는 모압 왕 에글론에게 조공을 바치는 일이었습니다. 오른손을 못쓰기 때문에 사람
들은 칼을 쓰지 못할 것이라 생각했을 겁니다. 그래서 모압 왕에게 조공을 바치는데
최적의 사람이었습니다. 굴욕적인 임무였지만 이 굴욕적인 임무를 통해 에훗은 이
스라엘을 구원하게 됩니다. 첫 번째 만남에서 그를 죽일 수가 없었습니다. 실패하여
돌아가는 길에 수행원들을 다시 돌려보내고 길갈에서 에훗이 단신으로 다시 모압
왕 에글론에게 돌아갑니다.
적용: 에훗이 열등감이 심한 사람이면 수치스럽게 조공 바치는 일을 맡은 것을 비
관 할 수 있는 상황입니다. 그러나 에훗은 이 굴욕적인 임무를 비관하지 않고, 이 굴
욕적인 임무를 통해 비상하게 됩니다. 여러분에게 이런 경험은 없습니까?
‘친구는 나를 바보로 만들지만, 원수는 나를 왕으로 만든다.’ 학창시절 친구가 나와 헤어질 결심을 하며
편지에 적어준 어느 책의 문구입니다. 나를 배려하는 말이나 주변의 칭찬에 빠져있으면 더 이상 발전이
나 변화가 없이 현실에 안주할 수 있지만, 나를 적대하는 세력들의 험담이나 비평을 지금보다 더 나은
사람으로의 변화의 기회로 삼으라는 말일 것입니다. 나에 대한 칭찬은 달콤하고 우리 모두는 칭찬에 목
마른 사람들이지만, 때론 우리에 대한 비판을 수용할 줄 아는 모습이 필요한 때입니다. “좋은 약은 입에
쓰나 병에는 이롭고, 바른말은 귀에 거슬리지만 행하면 이롭다”[사마천 『사기』의 류후세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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