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5 - 충청의 어울림전(내포조각가협회) 2025. 9. 20 – 9. 30 이음창작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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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 노트



                       바람이 불던 어느 날, 작업실의 화단에 있던 돌이 흔들리며 나의 눈을 사로잡았다. 늘 무심코
                    지나쳤던 움직일 수 없는 한낱 돌이었을 뿐인데 그날은 바람에 돌이 움직이는 것같이 느껴졌다.

                    그래서 나는 그 돌에 나의 색을 입히며 작은 바람에도 흔들리지 말아 달라고 주문을 걸었다. 이제

                    돌은 더 이상 흔들리지 않는다.























































                                                                        두 개의 우주 2003 The Two Universe, 2023, 페벽돌, glass, 13.9 x 23.5 x 13.0 cm

                                   작업 노트




                                      벽돌이 내게 하는 말
                                      수 많은 사람들의 발걸음을 견뎌내고 버텨온 세월이 끝났다. 가끔 껌도 붙었던 적도 있고 누군가는 침을 뱉은 적도 있
                                   다. 자존심 상하기는 했지만 뭐 어쩌랴... 나는 이제 폐기물이다. 부서진 모서리도 없고 파인 곳도 없는데 쓸모가 없단다.

                                   다시 거리에서 단단한 바닥이 되어 주고 싶다. 그렇게 나는 꿈을 꿀 것이다.








                                                                                                          022        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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