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8 - 전시가이드 2022년 01월 이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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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보는 전시
박일용 From Nature.2020. 80x80cm, Acrylic on canvas 장동문, 그리움, 91X91cm, 캔바스에 혼합재료 아크릭, 2020
2022. 1. 7 – 1. 20 갤러리내일(T.02-391-5458, 새문안로)
박일용·이수동·장동문
3인전
글 : 갤러리내일 제공
박일용은 철판에 채색을 하여 쌓아올린 부조 작품을 비롯하여 판재를 이용한
것 등이 눈에 띈다. 물론 아크릴을 이용하여 연못의 이미지를 부감법으로 표
현하기도 한다. 그런데 ‘색채화가’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그는 단색조의 작
업을 선보이고 있다. 철판이나 보드판을 사용한 것도 그렇고 붓 대신 열로 가
열하거나 판재를 오려붙이는 수법 등은 그가 종래의 작업패턴에서 벗어나 분
망한 실험을 하고 있음을 알려준다. 박일용의 작품이 주는 함의는 바로 이 지
점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그의 그림에서는 ‘경쟁’이나 ‘효율성’, ‘속도’와 같 이수동, 휘영청 40.9x53.0cm 2020
은 것들과는 상관없는 것처럼 보인다.
사한다는 점이 놀랍다. 말갈기나 꼬리는 물론이려니와 몸통의 털 하나하나까
이수동 작가의 달콤한 시, 아름다운 동화 같은 작품을 만드는 소재는 달, 자작 지도 선명하게 묘사한다. 이 정도의 치밀한 세부묘사는 전통적인 사실주의 작
나무, 집, 풀꽃, 하늘과 바다와 같이 유별나지 않다. 주변에서 흔히 보았을만한 품에서도 찾아보기 어렵다. 어찌 보면 그의 작업이 천착하는 극미한 묘사는
것들로 화면을 구성하고 여기에 남녀가 등장하면서 마치 한번쯤 경험했을 것 디지털시대의 감각에 준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전통적인 사실주의 그림이 아
같은 풍경으로 바뀐다. 내가 언젠가, 어디선가, 사랑하는 이와 손잡고 거닐었 날로그, 즉 필름시대를 반영하고 있다면, 그가 지향하는 극미한 묘사의 세계는
던 그곳을 떠올리게 하는 묘한 매력을 지닌 작품으로 변하는 것이다. 그의 그 놀랄만한 해상력을 갖춘 디지털 카메라의 감각에 가깝다고 할 수 있기 때문이
림에 젊은이들이 열광한다. 푸른 하늘을 무심히 바라볼 추억을 만들 수 없었 다. 300호 크기의 대작은 실제의 말에 가까운 크기여서 시선을 압도할 만큼 박
던 세대들인데도 말이다. 아름다운 추억을 가슴에 되돌리고 싶은 욕망을 간직 진감이 넘친다. 마치 캔버스에서 뛰어나올 듯싶을 정도로 사실적이다. 이러한
하고 살았을 기성세대보다 더 풍성하게 감동을 받는다. 인상은 단순히 극렬한 묘사의 결과가 아니라 마치 실제의 말을 보고 있는 듯
한 생동감에 기인한다. 특히 매끄러운 말의 외양에서 보이는 근육이며 핏줄기
장동문 작가는 구체적인 형태묘사를 넘어 실제에 육박하는 극사실적으로 묘 까지 선명하게 표현됨으로써 생동감이 더욱 증폭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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