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1 - 전시가이드 2021년 09월호 이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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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보는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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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 9. 13 – 10. 8 비디갤러리 (T.02-3789-3872, 명동역 3번출구 앞)


            김시현 초대전                                         한 주술적 도구이자 예절과 격식을 갖추기 위한 의례용 도구이기도 하다. 보
                                                            자기를 살펴보면 천위에 복(福)이나 수(壽)와 같은 글을 넣어 행복과 장수를
                                                            비는 주술적인 소망을 담기도 하고 십장생, 용, 봉황 등과 같은 품위와 격 그
            글 : 비디갤러리 제공                                    리고 멋을 위한 소재로 여러 가지 색채와 문양을 넣기도 한다. 그러므로 보자
                                                            기 그 자체가 기호와 상징 그리고 색채와 장식으로 구성된 예술품이자 주술
                                                            적 도구이며 예를 갖춘 특별한 커뮤니케이션의 도구이기도 하였던 것이다. 다
            보자기의 상징적 이미지를 통해 소통하는 김시현 작가는 보자기가 보이지 않        른 한편에서 살펴보면 선물을 보낼 때 선물에는 보내는 사람의 마음까지 담
            는 내용물에 대한 궁금증을 이끌어내며 작은 것이든 큰 것이든 포용할 수 있       아 보냈던 것처럼 보자기라는 물건은 운반을 위한 수단이자 동시에 마음의 소
            다는 점에서 유동적 넓이와 품을 지닌 물건이라고 말한다.                 통 도구였던 것이다.

            작가 자신이 지역적, 민족적으로 한국인이라는 것과 생물학적, 성적으로 여성       세계적인 것을 따라 가는 것보다는 우리 고유의 것이 세계적일 수 있기에 김
            이라는 것이 본인의 정체성을 규정하게 되는 주된 배경이 되고 있다는 점에서       시현 작가는 이러한 소재로 작품의 조형언어를 만들어 가고자 한다. 편리함을
            이를 주요한 검토 대상으로 상정하였다. 그리고 이 두 가지 문제를 함축하는       추구하는 디지털 기반의 현대사회에서 옛 우리 물건의 아날로그적인 생활의
            상징적 이미지를 찾는 과정에서 보자기 혹은 보따리로 불리 울 수 있는 한국       도구들이 지금은 오히려 소수화 되었지만 다른 한편 그렇게 소수화 되었기에
            적이고 여성적인 이미지에 주목하게 되었는데 이 보자기라는 것은 그 자체가        귀한 것이 되고 명품으로 남는 것 같기도 하다. 산업문명이 발달하면서 대량
            보관수단이자 전달수단이기에 언어에 있어서 정보의 저장수단이자 전달수단          생산 체제가 되고, 1회용이 난무하게 되었다. 이에 따라 인간은 자연에 가해자
            이 문자인 것처럼 보자기는 소통 그 자체를 상징하는 물체일 수 있다는 생각       가 되고 있는 시대이다. 손으로 직접 만들어 정성으로 빚어내던 시절의 것들
            에서 보자기의 상징적 의미의 껍질들을 읽어나가기로 하였다.                은 이제 추억의 물건으로만 남게 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그 물건들은 여전
                                                            히 한국인의 감성을 자극한다. 작가의 작품 소재로 등장하는 보자기 또한 그
            보자기는 본래 단순한 실용도구에만 그치지 않고 종교적 염원과 바램을 위         러한 감성을 일깨우는 중요한 소재가 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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