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리
여름이
격하게 익어도
나무는 피서가지 않고
찜통더위가
폭우 되어 쏟아부어도
놀라지 않으며
극한 가뭄으로
목을 조여도
무릎 꿇지 않습니다.
여름 가뭄이
길면 길수록
나무의 뿌리는 더 길어지고
폭우가
많으면 많을수록
더 많은 물을 품으며
여름이
아무리 더워도
여름 햇살
나무는 제 자리를 떠나지 않고
뜨거우면 뜨거울수록
열매를 더 잘 익혀갑니다.
여름이
아무리 길어도
스스로 죽지 않으며
결국
여름은 떠나고
나무는 그 자리에 있습니다.
김필곤 목사
(열린교회 담임, 기독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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