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09 - 샘가 2025. 1-2월

사래는 아브람에게 여종 하갈에게서 자녀를 얻으라고 말합니다. 아브람이 가나안
에 거주한 지 10년 후의 일입니다. 하지만 하갈은 자신의 임신을 알고 주인 사래를
멸시합니다. 사래는 이 일로 아브람을 원망합니다. 사래가 하갈을 학대하자 하갈은
사래 앞에서 도망합니다.

아브람과 하갈(1-3) 15장에서 하나님은 아브람에게 후손에 대한 약속뿐 아니라 그
들이 겪을 일까지 말씀하셨습니다. 그런데 본 장은 그 말씀이 무색하게 아브람의 아
내 사래가 생산하지 못하였다는 언급으로 시작됩니다. 당시 고대근동에서는 일부
다처제와 같은 방식으로 자녀가 없는 문제를 해결했습니다. 그리하여 이전에는 전
혀 언급된 적이 없었던 여인, 하갈이 등장합니다(1). 그녀는 애굽 출신이고, 사래의
여종이었습니다. 사래는 자신이 임신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고 아브람을 하갈에게
들여보내려 합니다. 아브람에게 “내가 혹 그로 말미암아 자녀를 얻을까 하노라” 말
하면서 목적도 밝힙니다(2). 우리는 이와 유사한 경우를 라헬의 이야기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창 30:3). 본문은 아브람이 가나안 땅에 거주한지 10년이 넘었다고 기록
하여, 이 사건을 아브람의 소명 사건과 연결시킵니다(12:1-4). 하나님이 “내가 너로
큰 민족을 이루고”라고 약속하셨지만, 오랜 시간이 지나도록 이뤄지지 않고 있었던
것입니다.

하갈의 도망(4-6) 아브람이 하갈과 동침했고, 임신까지 하게 됩니다. 여기까지는 사
래의 계획대로 이루어지는 듯 보입니다. 하지만 하갈은 자신의 임신 사실을 알게 되
자, 여주인인 사래를 멸시합니다. 사래의 인간적인 해결책이 또 다른 문제를 일으킨
것입니다. 사래는 아브람에게 이 사실을 말하면서 자신이 당하는 모욕에 대한 책임
을 아브람에게 돌립니다(5). 사래는 “당신과 나 사이에 여호와께서 판단하시기를 원
하노라”라고 하면서, 최고 법정의 재판관이신 여호와께 호소합니다. 그러자 아브람
은 사래에게 모든 권한을 부여합니다. 그래서 사래가 하갈을 학대했고, 하갈은 도망
칩니다. 하갈은 주인 사래를 멸시한 결과로 학대를 당하고 복된 가정에서 떨어져 나
가고 말았습니다.

아들을 얻기 위한 사래의 계획이 하나님의 약속에 어떤 영향을 미쳤습니까? 당신
은 약속이 지연될 때 인간적인 방법을 시도하나요, 아니면 끝까지 인내하며 기다리
나요?

얼마 전에 파리올림픽이 치러졌습니다. 쿠베르탱이 주창한 올림픽 정신은 “스포츠를 통해서 심신을 향
상시키고 문화와 국적 등 다양한 차이를 극복하며 우정, 연대감, 페어플레이 정신을 가지고 평화롭고 더
나은 세계의 실현에 공헌하는 것”이라고 했는데, 우리는 메달 소식에만 목말라합니다. 문득 우리 모두는
학창시절부터 직장생활에 이르기까지 끊임없는 경쟁 속에 살아가고 있음을 생각하게 됩니다. 몸에 배어
버린 경쟁심리 속에서 남에게 좀처럼 지기 싫어하는 승부 근성이 내 삶의 곳곳에 자리 잡고 있음을 보게
됩니다. 이기기를 다투다 몸과 마음도 사회도 병들기도 하지만, 승리나 비교보다는 어울림과 상생에 마
음을 둘 수 있다면 훨씬 여유로운 삶을 살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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