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8 - 전시가이드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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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청과 컨템포러리 아트
재니퍼 존스의 깃발, 107.3×153.8cm, 뉴욕현대미술관(MoMA) 소장
단청의 직휘(直暉)와 미술가들이 유럽의 영향력에서 벗어나 그들만의 새로운 현대 미술을 선보이
며, 서양의 미술을 미국이 주도하는 계기가 되었다.
스트라이프 재스퍼 존스의 작품 ‘깃발’은 팝아트이면서 추상표현주의에 내재된 미학적 담
론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에 순식간에 미국의 미술계에서 중심 화두로 떠오르
게 되었다. '깃발'은 추상적이면서 비추상적인 평면 작품이다. 빨간색과 흰색
글 : 박일선 (단청산수화 작가, (사) 한국시각문화예술협회 부회장)
의 스트라이프, 별 그리고 사각형은 모두 기하학적인 도형이기 때문에 추상적
이고, 비추상적인 이유는 미국 국기인 성조기라는 구체적인 대상을 그리고 있
기 때문이다. 그러나 재스퍼 존스는 하늘에 펄럭이는 실제 성조기를 그린 것
스트라이프(stripe)는 매우 평범한 줄무늬를 말하지만 강한 이미지를 주는 소 이 아니라 성조기의 이미지를 그린 그림이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파라핀을
재이다. 회화와 디자인, 패션 등에서 스트라이프를 자유롭게 활용하여 강렬한 녹여 그림을 그리는 납화법(encaustic)이라는 방법으로 화면에 거친 질감과
예술적 감각을 표현하였으며, 다양한 색상으로 과감한 변화를 시도하여 파격 얼룩이 그대로 드러나게 표현하였다. 납화법이란 물감을 벌꿀이나 송진에 녹
적이며 현대적인 스타일을 탄생하게 하였다. 이러한 줄무늬는 반복하고 색상 여서 불에 달군 인두로 색을 입히는 기법을 말하는데, 그림을 자세히 보면 화
이 다채로울수록 더 강한 인상을 준다. 면 바탕에 신문의 글자들도 보이며 일반 성조기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미묘하
회화에서 스트라이프는 많은 작가들이 즐겨 그렸지만 팝아트(Pop Art) 작 고도 상당한 변화가 담겨 있다. 자신의 작품이 성조기를 재현하거나 모방한 것
가로서 미국 국기인 성조기(Stars & Stripes)를 그린 재스퍼 존스(Jasper 이 아니라 성조기의 이미지를 통해 추상표현주의를 뛰어 넘는 새로운 추상미
Johns, 1930~ )의 작품인 ‘깃발(Flag)’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성조기를 보면 술의 가능성을 실험한다는 암시를 보여주며 '깃발' 시리즈를 40점이나 그렸다.
스트라이프가 극명하게 보이기 때문인데 빨간색과 흰색 13개의 동일한 모양
의 스트라이프가 가로로 번갈아 배열되어 있다. 성조기는 1776년 미국이 독립선언을 한 후 1777년 6월 14일 정식으로 미국
의 국기로 제정되었다. 미국의 초대 대통령 조지 워싱턴(George Washington,
제스퍼 존스가 '깃발'을 그릴 즈음에는 미국에서 추상표현주의가 한창 유행하 1732~99)은 '별은 하늘을, 적색은 모국인 영국을, 적색 바탕을 가로지르는 흰
였다. 1940년대 중반 이후에 뉴욕을 중심으로 확산된 추상표현주의는 미국의 색 줄은 모국 영국으로부터의 독립을 상징한다.'라고 성조기를 설명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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