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8 - 전시가이드 2024년 06월 이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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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연 컬럼
한효석 작가
극한의 경계에서 인간을 되돌아보다
글 : 이주연 (경인교육대학교 교수)
불평등의 균형: 누가 이 아름다운 세상을 지옥으로 만들었는가!(The Equilibrium of Inequality: Who is making this beautiful palce a hell!)
실물크기_입체작품 설치_강화플라스틱(합성수지(레진), 강화플라스틱, 유화물감(액체 실리콘 캐스팅, 성형주조기법))_2018
한효석 작가는 사회의 부조리와 모순, 불평등, 권력과 자본 등을 주제로 사람 다. 본 컬럼에 제시한 ‘불평등의 균형’ 시리즈에도 이러한 특징이 잘 드러난다.
의 신체 캐스팅을 통해 다양한 설치 작업을 선보여왔다. 작가에게 있어 자신이
거주했던 환경 그리고 이와 연결된 기억은 작품 제작을 위한 확실한 동기가 되 ‘누가 이 아름다운 세상을 지옥으로 만들었는가!’에서는 목을 매단 검은 피부
어왔으며 작가 의식의 형성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던 것으로 판단된다. 작가는 와 흰 피부의 남자가 보이는 것으로 미루어 인간종(種)을 망라한 주제를 논하
어린 시절 인간을 둘러싼 사회 구조와 환경이 인간에 끼치는 막대한 영향을 는 것이 아닌, 피부색으로 인한 차이나 차별 등 인종 관련 메시지가 담겨 있음
목도하며, 사회적 편견과 몰이해 때문에 인간이 자리한 위치가 불안정함을 직 을 예상할 수 있다. 작가는 검은 피부의 인물은 백인을, 흰 피부의 인물은 흑인
시하고 이를 작품으로 표현해왔다. 이러한 비판의식은 사실을 더욱 극명하게 을 모델로 했다고 한다. 인종의 역사가 길지 않을 뿐만 아니라 사회 및 정치적
드러내는 극사실적 표현을 통해 더욱 강렬하게 표출되었으며, 비판의 강도도 상황에 따라 변하는 개념임에도 불구하고 피부색에 부여되는 인종차별적 잣
지금까지 한치의 누그러짐 없이 극단의 뾰족함 그대로 일관되게 유지되고 있 대는 폭력을 동반하여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다. 이 작품에서의 백인과 흑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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