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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들지 않은 수선화

                                               김필곤(열린교회 담임 목사, 기독시인)

                          같은 세월이지만
                          봄이면 수선화는
                          새싹으로 찬바람 뚫고


                          대지의 긴 겨울잠 깨며
                          봄의 약속을 담아
                          세월에 봄을 걸어둡니다.

                          아직도 땅은 잿빛이고
                          싱그러운 꽃향기 기다리는
                          나비 한 마리 없지만

                          땅속에 잠든 희망
                          꽃잎에 가득 담아
                          겨울을 지배한 흙냄새 덮습니다.

                          봄바람에
                          살랑이는 노란 꽃잎으로
                          겨울에 취한 세상에


                          같은 땅에서
                          다시 살아나는
                          달콤한 생명의 부활을 속삭입니다.

                          봄기운 무르익어도
                          보이지 않아
                          긴 겨울 희망도 죽은 줄 알았는데

                          지난해 죽은 자리에서
                          부활의 약속되어 어김없이
                          희망의 나침반으로 피었습니다.

                          봄이면 수선화는 다시 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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