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6 - 샘가202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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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들지 않은 수선화
김필곤(열린교회 담임 목사, 기독시인)
같은 세월이지만
봄이면 수선화는
새싹으로 찬바람 뚫고
대지의 긴 겨울잠 깨며
봄의 약속을 담아
세월에 봄을 걸어둡니다.
아직도 땅은 잿빛이고
싱그러운 꽃향기 기다리는
나비 한 마리 없지만
땅속에 잠든 희망
꽃잎에 가득 담아
겨울을 지배한 흙냄새 덮습니다.
봄바람에
살랑이는 노란 꽃잎으로
겨울에 취한 세상에
같은 땅에서
다시 살아나는
달콤한 생명의 부활을 속삭입니다.
봄기운 무르익어도
보이지 않아
긴 겨울 희망도 죽은 줄 알았는데
지난해 죽은 자리에서
부활의 약속되어 어김없이
희망의 나침반으로 피었습니다.
봄이면 수선화는 다시 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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