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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서와 야곱은 성격과 생활방식이 매우 달랐습니다. 사냥을 좋아하는 에서와 장막
에 거하며 조용한 야곱, 이들의 서로 다른 성향은 결국 장자의 명분을 둘러싼 거래
로 이어집니다.
서로 다른 성향의 쌍둥이(27-28) 고대 유목민 사회에서 에서와 같은 사냥꾼의 모습
은 매우 특이한 것이었습니다. 당시 유목민들은 주로 가축을 기르며 살았기에 에서
의 삶은 가문의 전통적인 생활방식과는 거리가 있었습니다. 반면 야곱은 장막에 거
하며 가축을 돌보는 전형적인 유목민의 모습이었습니다. 이삭은 사냥한 고기를 좋
아하므로 에서를 사랑했고 리브가는 야곱을 더 사랑했습니다. 이러한 부모의 편애
는 결국 가정의 불화로 이어집니다. 우리는 자녀들의 고유한 개성을 인정하면서 그
것을 하나님의 뜻 안에서 올바르게 발전시키도록 이끌어야 하겠습니다.
팥죽 한 그릇과 장자의 명분(29-31) 형의 발뒤꿈치를 잡고 나온 야곱이 이번에는 에
서의 장자권을 붙잡습니다. 본문은 야곱의 인간적인 간교함도 보여주지만, 도리어
당장 눈에 보이는 것에만 연연하여 눈에 보이지 않는 하나님의 축복을 가볍게 여기
는 에서의 영적 무지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반면에 야곱은 하나님의 축복의 중요성
을 알고 비록 인간적인 방식이지만, 그것을 붙잡으려고 합니다. 에서의 결정은 사실
상 아브라함과 맺은 하나님의 약속의 후사 되기를 포기한 것으로서 스스로 자기 운
명을 팥죽 한 그릇보다 못한 인생으로 만들고 말았습니다.
경솔한 선택의 결과(32-34) 히브리서는 에서의 실수를 통해 우리에게 중요한 교훈
을 전합니다. “음행하는 자와 혹 한 그릇 음식을 위하여 장자의 명분을 판 에서와 같
이 망령된 자가 없도록 살피라”(히 12:16)라는 말씀은, 순간의 욕구로 영적 축복을
잃어버린 에서의 어리석음을 지적합니다. “그가 그 후에 축복을 이어받으려고 눈물
을 흘리며 구하되 버린 바가 되어 회개할 기회를 얻지 못하였느니라”고도 합니다(히
12:17). 에서의 선택도 돌이킬 수 없었다는 뜻입니다. 영적인 것을 가볍게 여기는
것은 우리 삶에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현대를 살아가는 당신도 종종 눈앞의 작은 이익이나 즐거움을 위해 더 큰 영적
가치를 포기하곤 합니다. 구원의 은혜, 예배의 축복, 신앙의 유산과 같은 영적인 축
복들을 결코 가볍게 여기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우리는 현실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그리고 남겨진 삶을 어떻게 살아갈지 선택할 수 있습니다. 이미 잃어
버린 것에 연연할 수도 있지만 현재 주어진 삶에 집중할 수도 있습니다. 건강을 잃으면 하늘이 무너진
것 같지만 그렇다고 하기엔 우리 인생에는 더 많은 것이 남아 있습니다. 그래서 선택을 할 수 있는 것인
지도 모릅니다. 예리한 기억력이 사라졌거나 잘나가던 일자리를 잃었다고 한탄을 늘어놓을 수 있습니
다. 그러나 여전히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살아간다는 사실에 감사할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미술
관에 갔다고 생각해봅시다. ‘반쯤 귀먹은 늙은이들 사이에 끼어 휠체어에 갇혀 있는 신세라니...’하고 생
각할 수도 있지만 반대로 이럴 수도 있습니다. 벽에 걸린 마티스의 대표작<춤>을 보며 ‘역시 마티스야!’>
그시간을 즐길수도 있습니다. - 만일 나에게 단 한 번의 아침이 남아 있다면(존 릴런드 지음)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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