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02 - 샘가 2025 7-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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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는 안으로 나이를 쌓아갑니다.

                                               김필곤(열린교회 담임 목사, 기독시인)

               나무는
               시간의 속삭임을
               한 올 한 올 품에 안고


               세월은
               잎사귀에 피었다 져
               촉촉한 이슬처럼 스며들며

               햇살과 달빛이
               가지를 감싸
               나이테에 저마다 음표를 남깁니다.


               봄날
               환희의 교향곡도
               말없이 가슴에 품고

               여름날
               태양의 열정도
               그 표정을 속에 깊숙이 새기며


               가을날                          나무는
               아름다움도 말없이                    겨울 깊은 침묵 속에서도
               그리움 깊은 멜로디로 담아둡니다.           고요한 피아노 소나타로 나이를 쌓고

                                            어둠이 내려와도
                                            밝음이 내려와도
                                            소동하거나 거부하지 않고


                                            나이를
                                            깊은 나이테 속에
                                            한 올 한 올 쌓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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