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4 - 샘가 2025 7-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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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위 속에서도 아이들은 웃습니다.

                                               김필곤(열린교회 담임 목사, 기독시인)

               한낮
               아스팔트는 열을 품고
               숨결마저 땀으로 번져 가는데


               그 위에
               등 굽은 어른의 그림자가
               타는 공기 속에 조용히 무너지고

               손끝에
               묵직이 내려앉은 고단함이
               가만히 인생을 말해줍니다.

               건너편
               좁은 골목 분수대 앞에서
               아이들의 웃음이 튀어 오르고

               튀는
               물방울 소리마다
               햇살이 깃들어 번져 가며
                                            세상은
                                            쉽지 않은 길이지만
               그 소리에
                                            아이들은 그 길 위를 달리고
               한숨이 잠시 멈추고
               지친 눈빛에 빛이 흐릅니다.
                                            여전히
                                            어른이 되어도
                                            그 웃음을 기억하며

                                            무더위 속에서도
                                            견디는 어린 웃음으로
                                            삶은 마르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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