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9 - 여영난 도록 전자책150x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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를 탔다. 기사아저씨가 짐을 보더니 “어디 가십니까?”하고 물
어왔다. “북한요.” 하니 “네?”하고 되물어왔다. “평양요.”
“아! 가방이 커서 유럽쯤 가시나 했는데 의외네요.” 차로 가
면 한 시간이면 가는 길을 이민가방을 들고 중국으로 돌아서 가
니 새삼 속상한 일이다. 택시기사는 공항으로 가는 길 내내 우리
를 힐끗힐끗 돌아보며 운전을 했다. 전시가 될지 모르지만 북한
에서 공개할 그림에 대해 문화재 신고와 매표 수속을 끝내고 여
유가 생겼다. 누군가 남편의 수묵속사 퍼포먼스를 보고“권화백
손은 보물”이라며 보험을 들라고 하던 말이 생각났다.“우리,
여행자보험을 들어볼까?”공항 내 보험사로 갔다. “여행지가
어딥니까?”하는 질문에 대답을 망설이는 사이에 직원이 재차
물어온다.“어느 나라가세요?”“평양요.”직원이 고개를 들고
쳐다보며 다시 물어왔다. “네?”“북한을 가요…”
“거…기…는 보험이 안 되는데요.”
“평양은 보험이 안된대.”다고 전했더니 남편은 “허허, 참. 트
럼프대통령은 북한을 가려면 유서부터 쓰고 가라고 하고 한국통
일부도 알아서 하라고 하니.”“그럼 우리 어떡하지……내일 일
은 내일 걱정하고 그냥 가면 되지뭐.”‘사람이 마음으로 자기
의 길을 계획 할 지라도 그 걸음을 인도하는 자는 여호와니라’.
늘 그렇듯이 우리의 기행은 하늘만 믿고 가는데 이번에도 스릴
있는 여행이 될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자꾸 다니면 길이 나겠
지. 앞으로 통일의 징조로 북한 여행이 봇물처럼 터질 것이라 믿
고 평양행이란 미로길을 우리가 밟아 터 보자는 모험과 첨병의
사명감으로 여차저차 평양기행이 시작됐다.
“야! 거 태양산 찍은 거 아냐!”
깜짝 놀라 뒤로 돌아보며 “산이 어딨어?” 했다.‘로동신문
사’ 앞에서 생긴 일이다. 사연인 즉, 우리 부부는 평양 한복판에
있는 ‘해방산호텔’서 투숙하고 있었다. 창문으로 훤하게 비춰
보이는 바로 옆 신문사 정문 위에 김일성부자 사진에만 집중되는
환한 불빛을 보며 기상을 했다. 우리는 그 광경이 묘해 호텔밖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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