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7 - 거리예술의 초대_과천축제 2003-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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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4
                                                                                        3      2 - 3. “리어카 뒤집어지다”
                                                                                   2        5
           이 해에는 과천축제가 춘천마임축제와 국내 야외극의 발전을 위해 한 작품을                                            4. “다시라기”
           선정해 집중적으로 지원하는 ‘야외극 공동공모 사업’을 처음으로 실시하였                                             5. “이사가는 날”
           다. 이 해에 선정된 작품은 한국실험예술정신의 “미몽”이었다. 이 단체는 거
           리에서 이미 실험적인 퍼포먼스를 한 경험이 어느 정도 있는, 사실 국내 거리
           공연의 선두주자나 다름없었다. 공연은 레이저 장비와 영상, 라이브 음악, 불
           꽃 등을 이용한 강한 시각적 효과를 배경으로 퍼포먼스, 부토, 춤, 아크로바
           트, 마술 등이 어우러진 비언어 이미지 퍼포먼스였다. 중성적 이미지를 가진
           어린 소년의 눈과 마음을 통해 무의식 속의 초현실 세계, 현대사회의 무한경
           쟁으로 인한 인간성 상실, 미래의 아름다운 세상을 꿈꾸는 수수께끼 같은 꿈
           의 세계를 상징적 이미지로 표현하고자 하였다. 그러나 관객과 공감대가 충
           분히 이루어지지 않아 다소 난해하게 받아들여졌는가 하면, 다른 한편으로는
           주제를 담는 어린아이의 시각이 너무 단순하다는 평가도 있었다.

           극단 몸꼴의 “리어카 뒤집어지다”와 비주얼씨어터 컴퍼니 꽃의 페인팅 퍼포
           먼스 “벽”, 4관객프로덕션의 “크로커스”, 기막힌 놀이터의 “이사가는 날”은
           거리극으로서, 극단 민예의 “다시라기”와  창작그룹 노니의 “꼭두”, 한뫼과천
           시예술단의 “왕이 웃다”, 김대균의 “줄광대놀음”은 마당극으로서 각각 공간
           과 관객의 성향을 잘 고려하여 제작되었다. 이외에 극단 앙상블의 “익스트림
           로미오와 줄리엣”, 인형극단 보물의 “목각인형 콘서트”, 예술무대 산의 “봄이
           오면”은 원래 실내공연이었지만 적절한 야외공간에 배치하여 공연하는 데 무
           리가 없었다. “리어카 뒤집어지다”는 가난한 사람들의 삶에 담긴 애환을 이
           사, 사랑, 투쟁, 축제의 네 장면으로 나눠 리어카를 중심으로 섬세한 몸짓 언
           어와 곡예에 가까운 움직임을 이용하여 표현하였다. 페인팅 퍼포먼스 “벽”은
           회화와 신체의 역동적인 움직임을 접목시켜 현실과 이상의 괴리와 무의미한
           싸움을 반어적으로 다루었다. “크로커스”는 “고도를 기다리며”에서 모티브를
           따와 현대인의 삶에 담긴 ‘기다림’과 혼란, 구원, 죽음, 재난, 고통의 이미지를
           거대한 구조물과 생음악을 배경으로 신체의 움직임을 통해 형상화하고자
           하였다. “이사가는 날”은 이사가는 날의 즐거운 흥분을 이사용 박스를 이용
           한 마임과 움직임을 통해 크고 작은 갖가지 사건 속에 담아 표현하였다.“익
           스트림 로미오와 줄리엣”은 젊은 세대들이 좋아하는 스케이트보드와 외발자
           전거 등을 이용하여 공연함으로써 관객들에게 호기심과 친숙함을 불러일으
           켜 공연에 몰입하게 만들었을 뿐 아니라 원작이 요구하는 빠른 속도를 잘 구
           현하였다. 다만 원작에 대한 독특한 해석을 찾을 수 없고 단순히 대중의 구미
           에 맞추려고 했다는 아쉬움이 드는 공연이었다. “꼭두”는 우리나라의 전통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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