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 - 25년 3,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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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원장은 혁신이 막힌 구조적 이유로 크게 세 가지를 꼽았다. 첫째, 지나치게 경직된 법과 제
도 – 대표적으로 52시간 근로제를 예로 들며, AI나 반도체와 같은 첨단 산업에서는 야근도 불
사하는 몰입이 필요한데, 이런 유연성이 아예 허용되지 않는 구조를 지적했다. 둘째, 강성 노
조의 영향력 – 노조 권력이 대기업과 결탁하고 정치권까지 장악해 구조 개혁을 가로막고 있다
는 지적도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경직된 임금 체계 – 오래 일한 사람이 무조건 많이 받는 연
공서열형 임금 구조가 새로운 인재 유입을 막고, 효율과 생산성을 떨어뜨린다고 비판했다.
윤 원장은 대한민국이 과거 두 번의 큰 도약을 해냈다고 강조했다. 첫 번째는 건국 직후 농
지개혁과 교육 혁신으로 국민을 해방시키고 자립의 기반을 마련한 시기. 두 번째는 정보화 시
대를 선도한 90년대 초반으로, 당시 정부는 전국에 인터넷 인프라를 깔고 첨단 기술에 전력을
다했다.
하지만 지금은 어떤가? 윤원장은 “두 번째 판이 너무 오래 지속됐고, 그 에너지는 고갈됐다”
고 말한다. 그럼에도 기득권 세력은 여전히 자리잡고, 제도를 고치려는 움직임은 거의 없다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한다. 윤원장은 현재 청년 세대가 마치 “파김치처럼 널브러져 있다”고 표현
했다. 젊은 세대가 기회를 박탈당하고, 고된 구조 속에서 미래를 상상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
그 원인으로는 기득권 세력이 만든 경직된 사회 구조와, 이를 고치지 못한 정치권 모두에 책
임이 있다고 강조한다.
윤 원장의 강연은 단순한 비판이 아닌, 현재 대한민국의 ‘근본적인 문제’에 대한 성찰이었다.
대한민국은 이미 두 번의 도약을 성공시킨 나라다. 이제 필요한 것은 현실을 직시하는 용기,
그리고 다음 세대에게 기회를 줄 수 있는 구조 개편이다. “젊을 때 날면, 부모도 나는 것 같
다.” 이 말처럼, 우리가 다시 한번 날기 위해서는 새로운 비전과 함께 판 자체를 새로 짜는 용
기가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