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9 - 곱슬고양이 김영희 e-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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쉼 없이 쏟아지던 빛의 세례가 어느 순간 멈추고 간신히 달에 도착 했을 때, 한동안의 얼떨떨함과
어색함이 사라지자 그들은 드디어 도착했다는 안도감에 아이처럼 공중제비를 돌고 용솟음치며 달의
대기속을 날아보았습니다.
오로라를 통과하는 모든 생명체의 기억과 소망을 지우고 새로운 존재로 태어나게 하는 우주의 엄격한
법칙 속에서도 서로를 향한 갈망과 그리움을 잊지 않고 지킬 수 있게 해주었던 것!
아우덴티아의 진주 반지와 아니미의 유리병 목걸이가 그들의 사랑을 고스란히 그 안에 간직해, 오로라를
통과하게 해주었음을 비로소 깨달았습니다.
달의 아이도, 인어도, 인간도, 그 어떤 생명체도 닿을 수 없었던 달의 바다 깊은 곳까지,
그들은 서로를 향한 사랑을 온전히 간직한 채 더는 혼자가 아닌 둘이서 날아갈 수 있었답니다.
Baroque pearl, Opal & Sil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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곱슬 고양이- 김영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