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8 - 교화연구 2021년 가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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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 상하관계가 되는 유형이고, 둘째의 유형은 종교적 실천에 있어서 전문적으
로 하느냐 아니냐의 차이가 있을 뿐 종교교리적으로는 본질적 동등 관계가 되
는 유형이다. 첫째의 유형은 예수교의 구교나 불교의 출가성직자제도의 종단
에서 많이 나타난다. 둘째의 유형은 예수교의 신교나 불교의 재가성직자제도
의 종단에서 많이 나타난다. 물론 불교교리적으로는 석가모니부처님 마저도 일
반 중생들 보다 종교적 실천에 조금 앞서 갈 뿐이라고 부처님 스스로 천명하셨
지만, 불교교단의 전개과정에서 성직자와 신교도가 상하의 관계로 형성되어 온
것이 현실이다. 이에 반해 진각종은 창종당시부터 “승속동행(僧俗同行)”을 선
언하면서 성직자와 신교도의 관계가 둘째의 유형을 선택하고 있음을 천명하고
있다. 이에 기초하여 종단발전을 위한 신교도의 역할을 상정해 볼 수 있다.
이에 따라 “승속동행(僧俗同行)”의 구체적 의미를 필자 나름으로 다음과 같
이 정리하면서 글을 끝맺을까 한다.
<1> 성직자와 신교도는 같은 종교사상 종교문화를 공유하고 종단발전을 위
한 노력에 공동의 의무와 권리를 가진다. 그러므로 종단운영에 있어서는
기본적으로 성직자와 신교도는 동반자의 관계이다.
<2> 그러나 성직자와 신교도라는 차이는 있다. 첫째 종교적 실천에 있어서
전문가로서의 위상을 가지느냐 아니냐의 차이이고, 둘째는 전법자와 수
법자의 차이이다.
<3> 성직자와 신교도라는 차이가 있는 것처럼 역할에도 차이는 있다. 왜냐하
면 종단은 종교조직이기 때문에 종교적 기반을 바탕으로 조직의 운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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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루어지기 때문이다.
<4> 성직자는 성직자의 역할에 충실하고 신교도는 신교도의 역할에 충실하
여 상호 유기적인 관계를 유지할 때 종단 안정과 발전이 도모된다.
<5> 신교도의 혼란은 성직자의 전법에 의해 안정을 찾고, 승단이 혼란스러울
18)
때는 신교도가 중심을 유지하여 종단 안정에 역할을 할 수 있다.
<6> 승단의 조직 속에 신교도의 역할과 신교도의 조직 속에 성직자의 역할을
17) 승단조직에도 각각의 역할에 각각의 법계가 정해져 있다. 법계에 따라 역할을 정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절대적으로 성직자와 신교도의 법계가 상하관계가 되어야 한다는 것은 아
니다.
18) 부처님 당시 코삼비 비구들의 분쟁에서 재가신도들의 역할을 예로 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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