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4 - 교화연구 2021년 가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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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동체대비심으로 일체중생을 다 내 몸과 같이 생각하라고 합니다. 그러나 더
이상 말을 못해. 어떻게 해야 지혜를 가지고 어떻게 해야 대비를 가질 수 있느
냐 그것은 너의 실천의 문제다 그러니까 ‘아는 것이 무슨 소용이 있느냐, 실천
하는 게 중요하지’ 그래서 그런 말이 나오는 겁니다. 지혜를 알아도 자비를 이
야기해도 이론적으로 해탈을 위해 왜 지혜를 얻어야 되는지 왜 자비심을 가져
야 되는지 우리는 동체기 때문에 자비심을 가져야 된다 설명을 해서 깨달음을
얻어서 지혜를 가져야지, 자비심을 가지고 일체 중생을 내 몸과 같이 생각해야
지 그래서 이타심을 가져야지, 탁 마음을 먹고 그렇게 해야 되겠다하고 그 다음
엔 실천의 문제인데 실천의 문제를 본인한테 다 맡겨버려요. 그런데 밀교는 그
게 아니예요. 밀교는 거기에서 ‘실천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라는 질문에 대한
답이 방편이 구경이라는 말입니다. 실천도 무조건 본인한테 맡겨놓는 것이 아
니라 이런 방법으로 해봐라 이러한 방법으로 하면 자비한 지혜도 얻을 수 있고
자비한 마음도 생길 수 있고 이타심도 얻을 수 있고 깨달음도 얻을 수 있고 실
천하는 힘도 거기서 나온다, 그러니까 이런식으로 해봐라, 하는 것이 삼밀유가
예요. 그러니까 밀교는 아주 친절합니다. 아는 게 무슨 소용있느냐 깨닫는 것이
중요하지 상대방한테 실천 못해서 그렇게 밖에 못한 거 아니냐 그렇게 말하지
않습니다. 밀교에서 방편이 구경이라는 말은 구체적으로 실천하는 문제까지도
‘이렇게 해봐라, 이렇게 하면 삼밀유가가 되고 삼밀유가가 되면 내 마음속에 있
는 진리의 힘을 느낄 수 있게 되고 교리로 말하면 육대를 체로 하고 사만을 상
으로 하고 삼밀을 용으로 하는 것이고 그것은 곧 법계법신과 자성법신이 하나
가 되는 것이고 하나가 되는 유가의 경지가 내 마음에 가까이 곧 내 마음에 있
는 것을 먼저 알아서 유가를 느끼면 진리의 힘을 느끼는데 진리의 힘이 뭐냐
하면 지혜를 일으키게 하는 힘이고, 그게 자비를 일으키게 하는 힘이고 그게 용
예심으로 나로 하여금 실천하는 힘을 갖도록 하는 것이다.’ 이렇게 가르쳐 주는
것입니다.
밀교는 어떻게 하느냐를 가르쳐 주는 거죠. 예를 들면 공부하는 학생한테 ‘왜
공부 안하는데, 시간표 짜서 몇 시부터 몇 시까지 공부하고’는 현교적인 방법입
니다. 공부를 안 하고 있으면 ‘왜 공부 안 하냐, 게을러서 그런 거 아니냐’ 이게
현교적인 방법입니다. 밀교의 방법은 ‘공부는 이렇게 한번 해봐라, 계획을 이렇
게 짜서 이렇게 한번 해봐라’ 하는데 그래서 방편이 구경입니다. 대일경에도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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