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12 - 신원_영미, 유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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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LDREN 우리는 표범이 되어
백발의 마녀 같은 신비로운 분위기의 할머니와, 부모님이 집을 비운 사
이 표범이 되어 영원히 돌아오지 못하는 신비롭고 위트 있는 이야기
어느 날 주인공은 긴 백발을 가진 할머니와 단둘이 집에 남게 됩니다. 부
모님이 외출했기 때문이지요. 이전에 한 번 밖에 본 적이 없는 할머니는
갑자기 바닥에 웅크리며 표범이 되자고 말합니다. 나는 얼떨결에 할머니를
따라 표범처럼 네 발로 엎드리고, 둘은 해가 진 뒤뜰로 나갑니다.
어스름한 달빛 아래 어느덧 형광 녹색의 멋진 표범으로 변한 할머니와 나
는 점점 깊은 숲으로 들어갑니다. 할머니는 마치 처음부터 표범이었던 듯
PDF 파일 제공 가능 토끼를 잡아 나눠 먹으려 합니다. 익히지 않은 생 토끼고기를 먹기 싫었던
나는 알레르기가 있다고 둘러댔지만, 할머니는 부리부리한 표범 눈을 냉소
저 자 적으로 한번 굴려 보일 뿐입니다.
데이브 에거스
울창한 숲을 지나자 높은 언덕이 나오고, 순식간에 그 언덕을 뛰어오른 할
삽화가 머니와 나는 세상의 꼭대기에 도달하여 구름 위로 솟아난 높은 산봉우리들
우드로우 화이트 을 봅니다. 다시 언덕을 내려가 호숫물로 목을 축이고, 종종걸음으로 강물
에 빠지지 않고 신비롭게 강을 건넙니다. 잠시 쉬었다가 다시 열심히 달리
발행일 니 어느덧 히말라야 산맥에 도달했습니다. 이제서야 비로소 주인공은 학교
2020년 10월 에 가야 한다는 사실을 기억해냅니다.
분 량 ‘저 곧 돌아가야 해요.’ 그런 나를 할머니는 금빛 표범 눈으로 한참 돌아보
44 페이지 더니 말합니다.
‘그래, 네가 그렇다면 그래야지.’ 다시 열심히 달려 도착한 학교는 이미 개
분 류 학한 지 이틀이나 지난 뒤였지만, 어쨌든 나는 무사히 교실에 도착합니다.
그림책 비록 할머니가 결석 사유로 제출하라고 준 쪽지에는 표범 발자국만 커다랗
게 있었고, 결국 나의 모습도 다시 인간으로 돌아오지 않았어요.
언어권
영어 환상과 현실의 경계를 허무는 마지막 장면에서 위트와 따뜻함을 느끼
게 되는 신선한 그림책입니다.
[ 문의 ] 저자 소개
데이브 에거스는 소설뿐 아니라 어린이들을 위한 책도 꾸준히 쓰고 있는
황지현 대리
미국의 작가입니다. 국내에는 <전쟁말고 커피> <비틀거리는 천재의 가슴
children@swla.co.kr
아픈 이야기> 등의 소설과, <자유의 여신상의 오른발> 등의 아동서가 번역
출간되어 독자들을 만나고 있습니다. 십대를 위한 글을 쓰거나 사회운동을
하는 사람들이 매년 모일 수 있는 The International Congress of Youth
Voices의 공동 창립자이며, 현재 샌프란시스코에 거주하고 있습니다.
우드로우 화이트는 LA 토박이 일러스트레이터로, 현재도 LA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의 많은 작품들은 woodrowwhite.com에서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