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2 - 부안이야기1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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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안산 남쪽 기슭 괸돌마을







            조에 ‘행안산은 현 남쪽 10 리에 있다’고 기록되어 있                   났다. 행안산은 부안읍의 남쪽에 있는 산으로 이곳 사

            었다. 1932년에 간행된 『부풍승람』에는 행안산이 현                    람들은 이 산을 한때는 안개산, 지금은 왕가산이라 부
            (縣)에서 남쪽으로 7리였고, 일명 시어산(侍御山)으로                    른다. 행안산의 뒷산을 되팍산, 되표산, 되패산으로도
            불린다고 했다.                                          부르는데 행안산의 왜구와 주변 산의 우리 군대가 서

              김정호가 1860년대에 펴낸 『대동지지』에는 행안산                    로 공격하여 행안산을 뺐고 뺐기는 진퇴를 거듭한 데
            과 관련된 사건 하나가 기록되어 있는데, 바로 왜구의                     서 비롯된 이름으로 볼 수 있다.
            침범이 그것이다. 고려 우왕 2년(1376)에 왜구가 곰소                    행안에서 오래 전부터 주민들이 살았던 마을은 어디
            에 배를 대고 호벌치를 넘어 부령현을 노략질하고 동                      일까? 행안산의 남쪽 기슭에 있는 지석 마을로 추정된
            진교를 무너뜨려 외부의 우리 군사들이 부령에 접근                       다. 이곳은 괸돌이라고 불리며 고인돌과 돌방무덤이

            하지 못하도록 했다. 상원수 나세(羅世)와 변안렬(邊                     산기슭에서 발견된다. 괸돌 마을을 돌아 동쪽으로 오
            安烈) 등이 밤에 다리를 놓고 병사를 나누어 공격하자,                    르면 돌을 떼어낸 채석장도 볼 수 있다. 행안산을 중심
            적의 보병과 기병 천여 명이 행안산에 올랐다. 우리 병                    하여 오래 전에 마을이 형성되었다면 바닷가였던 삼

            사가 사방으로 공격하자, 왜구의 무리가 무너져 달아                      간평이나 궁안은 근현대에 들어와 생겨난 동네로 봐




        012   부안이야기·2018년/겨울/통권제1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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