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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장 삼국~남북국시대의 오산
권오영 | 서울대 국사학과 교수
삼국시대에 오산은 백제, 고구려, 신라의 순서로 지역 지배의 국가가 바뀐다. 백제의 경우는 선행
하던 청동기시대 이후 재지 사회가 성장하면서 이곳에 형성된 지역 정치체가 서울 강남에서 힘을 뻗
쳐 오는 백제국(伯濟國)의 지배 아래에 들어가면서 시작된다. 그 시점은 4세기 이후로 추정된다. 475
년 고구려 장수왕의 군대가 백제 왕성을 함락시키고 백제 왕실이 웅진으로 천도하게 되면서 오산지
역도 고구려의 지배 아래에 들어가게 된다. 이후 553년 신라가 한강유역 전체를 장악하면서 오산지
역은 다시 신라의 지배 아래에 들어간다. 이후 통일전쟁을 거쳐 남북국시대로 이행한 이후 오산지역
은 지속적으로 신라의 영토였다. 이러한 시간적인 흐름에 맞추어 백제, 고구려, 신라의 순서로 오산
의 역사를 살펴보고자 한다. 신라의 경우는 관련 유적을 통일이전과 이후를 명확히 구분할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란 점, 남북국시대에 통일신라와 함께 한 축을 구성하던 발해 관련 유적이 전혀 보이
지 않는다는 점에서 통일 이전과 이후를 함께 서술하고자 한다.
제1절 백제
경기지역에 남아 있는 유적을 원삼국기와 삼국시대, 혹은 마한단계와 한성백제기로 엄격히 구분하
1)
는 것은 용이한 일이 아니다. 청동기시대 이후 각지에서 성장하던 지역 정치체들이 서서히, 다양한
경로를 통하여 서울 강남에서 성장한 백제국(伯濟國)과 관계를 맺게 되는 과정을 간단하게 구분할 수
는 없기 때문이다.
오산시사 오산지역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현재의 행정구역 명칭으로 내삼미동, 외삼미동, 수청동, 금암동,
2)
세교동에 걸친 광역 조사를 통해 청동기시대 이후 조선시대에 이르는 많은 유적이 확인되었다. 이
과정에서 내삼미동 일대에는 취락이, 수청동을 중심으로 한 지역에서는 분묘군이 존재함을 알게 되
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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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
1) 이는 마한의 한 구성분자로서의 백제국과 고대 국가 백제를 연속선 위에서 이해하는 것을 전제로 한다.
72 2) 경기문화재연구원·한국토지주택공사, 2012, 『오산 세교 택지개발지구내 문화유적 시굴조사 보고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