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9 - 오산문화 6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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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VOL. 63 osan culture
앞이마가 볼록한 언니는 동생들을 참 잘 돌봤다. 책을 읽어주
고 젖은 기저귀도 갈아주면서 언니 노릇을 제법 톡톡히 해 냈
다. 언니를 따라 하교 후나 주말이면 어린이자료실을 항상 찾
아왔던 세 자매는 그렇게 어른이 되어갔다. 25년 전 처음 오산
시립도서관(현 청학도서관) 사서로 발령받고 어린이자료실에서
일하며 꽤 오랫동안 잊히지 않고 기억에 남는 어린이 이용자들
이다. 그런 세 자매를 나는 도서관의 작은 천사로 기억한다. 아
직도 눈을 감으면 세 천사가 떠오른다. 몇 년 전 우연히 큰언니
를 만났다. 앞이마가 볼록 나온 언니는 고등학교 교복을 입고
있었는데 나도 모르게 왈칵하고 가슴이 뭉클해져왔다. 코흘리
게 어린아이에서 이제는 어여쁜 숙녀가 다 되어 있었다. 동생
을 자상히 돌보던 그 어린소녀가 숙녀 티가 제법 풍기는 풋풋
한 아가씨가 되어있었던 것이다. 뭉클한 가슴은 기쁨이 되어 그
소녀에게 정말 반가운 미소와 짧은 말을 건네게 되었다. 너무
아쉬웠지만 꼭 도서관에 오라는 말을 남기고 긴 여운을 간신히
사라지게 했다. 잡고 싶었는데 그 소녀의 손을 오랫동안... 자꾸
만 맴돌았다. 작은 천사의 어여쁜 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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