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6 - 오산시 역사문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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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하여 주목되는 것은 『환단고기』의 『태백일사』의 기록이다.
옛날엔 사람이 죽으면 향리를 벗어나는 법이 없었다. 합쳐서 한군데에
매장하고 표시하여 지석이라 하더니, 뒤에는 변하여 단을 만들고 지석
단이라고 불렀다. 또, 제석단이라고도 했다. 산의 꼭대기에 있으면 산
을 파고 성단을 만들어 천단이라고 했다.
『태백일사』는 조선왕조 연산군과 중종 때의 학자 이맥이 쓴 책으로 계연수가 엮
은 『환단고기』에 실려 있다. 『환단고기』가 학계에서 사료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까닭에 이 기록 역시 주목받지 못했다. 그러나 고인돌이 무덤뿐만 아니라 제
단의 역할도 했다는 것이 광복 이후 최근의 연구 결과로 밝혀졌는데, 500여 년 전
에 쓰인 『태백일사』에서 이미 고인돌이 무덤과 제단 기능을 담당했다고 기록하고
있어 주목된다.
시신을 합쳐서 한군데에 매장하는 것은 요동반도를 비롯하여 황주, 춘천, 제천, 대
구, 여천 등지에서 발견되는 고인돌의 매장 방식이다. 또, 이 방식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스페인 카탈루냐 지방과 프랑스 부르타뉴 지방 등의 고인돌에서도 나타난다
고 한다.
(2) 고조선의 표지유물, 고인돌
한국은 고인돌 제국이다. 전 세계 고인돌의 약 반이 분포한다고 한다. 지금까지 알
려진 바로는 전 세계에 약 7만기의 고인돌이 있고, 그중 3만여 개 이상이 한반도에
있다고 한다( 이종호 『세계 최고 우리 문화유산』). 전라남도 내에 있는 것만 1만
기가 넘고, 대동강 유역에서도 1만4000기의 고인돌이 발견되었다고 한다. 경기도에
는 700여 기가 존재한다. 동북아시아 지역의 고인돌은 고조선의 표지유물이기도 한
데, 한반도 내에서 출토된 비파형 동검은 대부분 고인돌과 석관묘에서 나왔다. 이는
고인돌과 석관묘 분포권이 고조선 문화권과 밀접한 관계가 있음을 말해준다. 고조
선 강역 내에 분포하는 고인돌의 종류는 다양하고 그 분포지역도 광범위하다. 고인
돌은 요서 지역에서는 출토되지 않기 때문에 요하가 하나의 경계선을 이루는데, 특
이하게 산동반도와 절강성에서도 발견되는 예가 있다. 그리고 요동반도 일원, 혼하
(渾河) 일원, 무발하 일원, 대동강 일원, 그리고 한반도 남부 지역에 집중 분포한다.
가장 북쪽으로는 길림성 난기둔에서 발견되었으며, 동쪽으로는 함경북도 김책시 덕
인리에서 발견되었고, 남쪽으로는 제주도와 바다 건너 일본의 규슈 지역에서도 발
견된다. 서쪽으로는 중국의 산동반도와 절강성에도 극히 일부가 분포한다. 우리나라
서해를 중심으로 중국의 산동·요령·절강지역과 한반도의 서해안에 밀집 분포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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