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8 - 오산시 역사문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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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고 했다. 북한 학자들은 우리나라의 고인돌이 기원전 4000년대 후반기에 생겨나
기원전 2000년대 전반기까지 성행했으며, 기원전 2000년대 후반기에 들어서서 점
차 사라지기 시작했다고 본다.
북한은 평양 일대에서 발굴된 고인돌을 만들어진 시대와 발굴 지역의 명칭을 따서
침촌형, 오덕형, 묵방형으로 구분하고 있다. 가장 먼저 생긴 형식이 침촌형인데 기
원전 4000년대 후반기에 생겨나 기원전 3000년까지 성행했다고 보고 있다. 오덕형
은 기원전 3000년대 후반기에 생겨나 기원전 2000년대 전반기까지 성행했다고 본
다. 묵방형은 가장 늦게 생겨난 형식으로 기원전으로 3000년대 전반기에 시작하여
기원전 2000년대 전반기까지 존속했다고 한다.
유럽의 경우 고인돌 건축 연대는 기원전 2500~2000년 사이인 것으로 알려져 있
다. 영국이나 프랑스의 경우 가장 오래된 고인돌의 연대는 기원전 4800년까지 나오
고 있다. 이에 따라 기원전 4000~3000년대에 이미 고인돌이 유럽 전역에서 축조
되었다는 설이 널리 인정되고 있다.
(5) 아시아에서 유럽으로 전파된 고인돌
유럽의 고인돌과 한반도의 고인돌의 관계를 체계적으로 연구해온 변광현 교수는
고인돌의 기원을 한반도로 본다. 그에 따르면 아시아와 유럽에 걸쳐 분포하고 있는
고인돌은 형태나 기능면에서 유사한 점이 많다. 한반도와 그 주변에서 발견되는 원
초적이고 기본적인 고인돌 양식이 유럽 대륙의 서쪽 끝인 영국과 아일랜드 지방에
서 발견되는 데 반해, 영국에서 흔한 고인돌 양식은 한반도에서는 전혀 발견되지
않고 있다. 이것으로 미루어 고인돌이 한반도를 비롯한 극동 지역에서 기원한다고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변광현 교수는 한반도 황주와 사리원 일대에서 고인돌이 처음으로 시작되었으며,
그 후 요동지방과 한반도 남해안 지방으로 퍼지면서 동시에 유라시아 대륙의 해안
지방을 거쳐 급속도로 전 세계에 확산되었다고 주장한다. 아직까지 이 주장에 동조
하는 학자들은 많지 않으나 이를 뒷받침하는 근거 또한 적지 않다.
‘청동기 문명이 시베리아에서 시작되어 유럽으로 전파됐다.’는 핀란드 학자 아스페
링의 주장, ‘청동기 문명이 유럽에서 아시아로 전파된 것이 아니라 극동 아시아에서
발생하여 유럽으로 전파됐다.’는 덴마크 학자 와르셰의 주장 등등. 이종호 박사는
고인돌이 청동기시대의 유물이며 기원전 4000~3000년 사이에 건축되었을 개연성
이 있다고 말한다.
청동기시대의 대표적인 유적으로 평가되고 있는 고인돌이 아시아에서 유럽으로 전
파되었다면, 청동기 문명도 아시아에서 유럽으로 전파되었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고인돌이나 청동기 문명이 고조선 지역에서 시작하여 유럽으로 전파되었음이 입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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