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9 - 오산문화 6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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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VOL. 61 osan culture
영·유아기는 타인에게 전적으로 의존된 생활을
하게 된다. 먹는 거, 입는 거, 배설에 이르는 가장
기본적인 것들조차 어머니가 없으며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어머니의 부재는 아이의 생존권과 직결
되며, 이 때 아이는 어머니가 보이지 않으면 불안
을 느끼게 되는데 이를 ‘분리불안’이라고 하며, 아
이가 충분히 사랑을 받는다고 느끼는 경우에는
처음에는 당황하지만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어느 정도 안정을 찾고, 또 어머니가 돌아오면 뛰
어가 안기는 등의 행동을 통해서 불안했던 마음 다. 수업시간 내내 혼자 멍하게 있거나 수업 내내
(분리불안)이 해소되며 믿음을 가지게 된다. 하지 돌아다니면서 수업 진행에 지장을 주는 경우, 학
만 어머니와의 관계가 불안한 경우 아이는 어머 교에 가지 않겠다고 때를 쓰는 경우 등 그 경우
니와 떨어진 내내 울면서 불안해하거나 반대경우 는 다양하다. 실제 수업에 방해가 되는 경우에는
로 어머니의 부재에 대해 큰 관심을 보이지 않는 선생님과 부모의 지적을 받고 행동을 변화시키기
다. 어머니가 돌아왔을 때로 마찬가지로 내내 울 위해 심리치료나 병원치료 등 다양한 노력을 기
던 아이는 화를 내거나 거부하는 듯한 태도를 보 울인다. 반대의 경우 즉 수업에 방해가 되지 않
이고, 어머니의 부재에 관심이 없던 아이는 어머 고 조용한 경우에는 크게 관심을 받지 못하는
니가 돌아오든 말든 하던 놀이를 하며 논다. 대 경우가 많다. 하지만 그 아이가 가지고 있는 감정
부분의 어머니는 아이가 울면서 내내 불안해하 들은 비슷한 경우가 많다.
는 경우 좀 더 적극적으로 달래거나 관심을 보이 얼마 전 만난 두 아이가 있었다. 한 아이는 최근
지만, 반대의 경우에는 주변에 관심이 많은 산만 몇 달간 어머니나 동생을 때리는 등 폭력적인 성
한 아이, 때로는 조용한 아이, 착한 아이로 받아 향과 학업에 전혀 관심을 보이지 않는 것 때문에
들여지기 쉽다. 이런 상황이 반복되면 아이는 자 어머니로 인해 억지로 온 아이였고, 두 번째 아
신도 모르게 무기력을 배우고 자신의 감정을 표 이는 진로를 정해야 하는데 스스로 무엇을 좋아
현하지 않게 된다. 이것은 산만한 경우든 조용한 하는지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부모님의
경우든 마찬가지이다. 만 7세까지 어머니와 안정 권유로 온 아이였다.
적 관계를 맺지 못하면 아이는 다른 아이들에 비 이렇게 행동패턴과 찾아온 이유가 완전히 다른
해 높은 불안성향을 보인다. 두 아이와의 만남을 거듭하면서 아이들의 부적
학교를 다니기 시작하면 그전에 유아시설에 비해 응 원인에 몇 가지 공통점이 있다는 것을 발견할
수업시간이나 규칙, 공부 등에 대한 부담을 느껴 수 있었다. 그것은 무기력과 분노였다. 첫 번째
학기 초에 부적응한 모습을 보이는 아이들이 있 아이는 항상 문제아로 낙인찍혀 학교나 가정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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