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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장 선사시대의 유적과 유물
이형원 | 한신대학교 박물관 학예연구사
제1절 구석기시대 유적과 유물
1. 경기도의 구석기시대 유적
경기도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구석기시대를 대표하는 고고학유적은 연천 전곡리선사유적이다.
전곡리 선사유적은 1978년 4월 동두천 미군기지에 근무하고 있던 그렉 보웬이 한탄강변에서 구석기
유물 네 점을 수습하면서 알려진 유적이다. 대학에서 고고학을 전공했던 보웬은 자신이 수습한 석기
들이 중요한 구석기 유물일 수도 있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간단한 보고서를 작성해 당시 프랑스의 저
명한 구석기 학자인 보르드 교수에게 그 내용을 알렸다. 보르드 교수는 이 석기들이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다는 것을 바로 인지하고 서울대학교의 고고학자인 김원용 교수에게 이 사실을 알렸고, 그 해
여러 차례에 걸쳐 광범위한 지표조사가 실시되었다. 이를 통해 이른바 ‘아슐리안형 주먹도끼’의 발견
이 학계에 알려지고 1979년에 발굴조사가 이루어지면서 유적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어 같은 해 10
월에 사적 268호로 지정되었다. 당시까지 세계의 구석기 고고학계에서는 미국 하버드 대학의 모비우
스 교수의 ‘구석기 이원론’, 즉 인도를 경계로 서쪽지역인 유럽이나 아프리카지역은 발달된 형태의 석
기인 ‘아슐리안형 주먹도끼’를 사용했으며, 동쪽지역인 동아시아지역은 이전부터 이어져 온 단순한
형태인 '찍개'를 사용했다는 견해가 보편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었다. 그런데 연천 전곡리유적에서
아슐리안형 주먹도끼가 나오면서 세계 구석기 연구의 중요한 가설인 모비우스 이론이 잘못되었다는
오산시사
것이 밝혀지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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