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8 - 전시가이드 2024년 04월 이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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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보는 전시



































         캉캉, 72.7×72.7cm, powder color on korean paper, 2023  날아오르다. 72.7×53cm, powder color on korean paper,
                                                               (오리나무열매 염색한지), 2023






                            2024. 4. 4 – 4. 16 아트스페이스퀄리아 (T.02-379-4648, 평창동)






         말없는 대화의 흔적
         송민경 초대전                                         작업의 시작은 나에게 울림을 주는 곳 주변을 어슬렁거리며 바람, 햇살, 흔들
                                                        리는 나뭇가지들, 새소리, 사람소리, 머리 위 소음들, 물위에 어른거리는 풍경
                                                        등. 자연과 마주하며 말을 걸어본다. 어쩌면 자연이 먼저였는지도 모르겠다.
         글 : 송민경 작가노트
                                                         한지를 씌우고 교반수와 아교포수한 캔버스 위에 통 붓과 평 붓을 오가며 분
                                                        채로 채색드로잉을 시작한다. 한지의 물성에서 느껴지는 담박함과 여유로운
         지난작업 <1000일간의 작업 봄봄_See Spring"f>은 한 그루의 목련 나무를   스밈 그리고 동양화 모 필의 부드러움과 꼿꼿함은 회화적 드로잉에 적합하여
         소재로 주어진 자리를 지키며 세상에 나온 소임을 다하는 목련나무의 시간        생명감과 활력의 느낌을 주어 작업으로 진입하기에 좋다.
         을 한지 위에 원색적으로 표현하였다. <봄봄>의 후반에 나온 작업<시간바느
         질_"꽃잎, 실핏줄'>은 투명한 비단 위에 수(水)먹으로 목련 나무 초본을 그린   자연 속에서 숨겨진 한 가지 색을 취해 드로잉을 시작한다. 다시 다른 색을
         뒤 꽃잎 부분에는 비단 홍실로 규칙적인 점, 점의 박음질을 하였다. 투명한 비    취해 그 위에 다시 그리기를 여러 차례 반복하므로 다양한 색이 중첩되면서
         단 캔버스는 박음질의 양면을 동시에 보여준다. 표리관계의 앞, 뒷면은 하나      대상이 뚜렷해지거나 사라지기도 한다. 때때로 화면이 산만할 때, 호분(조개
         의 실로 연결되어 양면의 점들은 뗄래야 떼 놓을 수 없는 하나로 연결되어 한     가루)을 투명하게 화면에 올리거나 투명하고 질긴 한지를 덧씌워준다. 그리
         송이, 송이의 붉은 꽃을 피워 만개한다. 우리들 또한 서로에게 빛과 생명을 주    고 비쳐 보이는 바탕을 살리며 반복해서 드로잉작업을 진행한다. 이런 과정
         고받으며 함께 이상을 향해 한 걸음, 한 걸음 점진적으로 나아가 꽃처럼 피어     은 불안정한 모습에서 자기다움을 찾아 나아가는 우리의 모습과 닮아있다.
         나는 삶을 만들어 가는 것을 시각화 하고자 하였다.
                                                        자연 속에서 다양한 존재들과 함께 작업하며 어둠과 침묵에 두려움 없이 마
         2023년 봄 남한강 복포리 강변의 연두 빛 봄바람은 자연 속으로 나를 초대     주하는 법을 배우며, 공존이란 단어가 올라온다.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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