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9 - 전시가이드 2025년 11월 E-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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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6,7_ 115x130cm_ 순지에 분채_ 2025




             작가에 의하면 그 그림들은 “여심을 담은 추억과 향수, 이상과 염원을 표현      이미지를 재현한다. 작가의 그림은 후경에 자연 이미지가 몽롱하게, 아련
            한 공간”이고 “내면세계에서 표현된 꿈들을 통해 정신적 휴식과 작가의 이        하고 환상적으로 자리하고 있고 전경에는 선명하고 정교한 여성상이 자리
            야기를 볼 수 있는 공간의 설정”이다. 이른바 행복한 마음의 상태를 보여주       하고 있다. 이 여성의 얼굴은 즐거움과 따뜻한 감정을 지니고 있다. 여성과
            는 얼굴이고 장면이자 “현재와 미래에 대해 희망하는 상태에서 느끼는 좋         자연의 조화가 궁극적으로 작업의 메시지다. 그리고 그것은 넓은 범주의 행
            은 감정으로서, 욕구와 욕망이 충족되었을 때 만족감을 느끼며, 불안감을         복에 관한 내용을 지니는 한편 누구나 추구하고자 하는 평범한 이들의 행복
            느끼지 않는 마음의 상태”를 의미한다고 한다. 쉽게 말해 작가는 행복한 어       에 관한 내용 역시 기술하고자 한다.
            느 순간의 모습, 자신의 형상과 심적 상태를 그리고자 한다. 작가는 자신의
            그 마음, 여심을 자연과 결박 지어 설정한다. 작가에 의하면 인간과 인간 간      작가는 자신이 그림 속의 인물로 전이되어 등장한다. 아름답고 젊은 여자의
            의 갈등 관계로 인한 현실계의 복잡한 상황 속에서 탈피하고 싶을 때, 인간       매력적인 얼굴, 우리의 전통적인 의복인 한복을 정갈하게 차려입고 자연 안
            은 이상향을 꿈꾼다고 한다. 그러나 그러한 이상적 공간이란 사실 현실에         에서 고요한 어느 시간을 한가히 거니는 장면을 연출해내는 자신의 일상을
            서는 실재하지 않는 허구적 공간이자 부재 하는 공간이다. 이럴 때 그를 구       환영적으로 보여준다. 그것은 마치 조선시대 인물산수화 속에서 그 자연을
            원해 주는 장소가 바로 자연이다. 자연은 그 무엇도 가능한 공간이 되고, 그      소요하는 점경 인물의 현대적 버전이거나 이를 새롭게 해석한 여성주의적
            공간에서 인간은 비로소 완전한 자유를 누리며 평온함과 달콤함으로 현실          인물산수/자연화라고 말해볼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렇게 자연 안에서 휴식
            의 상처를 치유할 수 있다고 작가는 말한다. 따라서 작가는 침묵 속에서 자       과 명상, 행복을 추구하고 성취하는 어느 한 순간의 열락이 고요히 피어나
            연을 관조하고 그 안을 거니는 모종의 상황을 연기하는 자아의 대리, 여성        는 장면의 표상이 이 작가의 그림의 주제라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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