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2 - 전시가이드 2025년 11월 E-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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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가이드 초대석
KMAF2025 대한민국현대미술제 특별상(올해의 작가상)
한삼숙-시간 속의 삶
글 : 이승훈(미술비평)
기억의 잔상, 90x116cm, Oil on Canvas, 2025
현재적 삶의 지표가 되는 매개적 이미지 혹은 기억의 잔상들에 대하여 의 공간은 실재와 비 실재가 섞여 있는 듯하기도 하고 꿈과 같은 상상 공간
으로 탈바꿈되어있는 듯한 분위기를 느끼게 된다. 전통혼례에서 목기러기
한삼숙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전통혼례 때 자주 사용하는 “목안(木雁)”혹은 를 사용하게 된 것은 기러기가 평생 한 짝과 함께 하는 습성이 있어 기러기
“목(木) 기러기”라고 불리는 나무로 만든 기러기 형상을 자연이나 실래 공 라는 새가 부부의 정절과 신뢰의 상징물이 되었기 때문이라고 하는데 아
간에 배치하여 상상적이고 초현실적인 느낌을 불러일으키는 독특한 회화 마도 작가는 전통적 의미의 가정이 해체되어가는 현대 사회의 세태 속에서
작업들을 선보이게 된다. 작업을 살펴보면 기러기처럼 보이는 형태가 쌍을 도 다시 돌아보아야 할 가치들이 있다는 점을 주목하게 되면서 이를 되돌
이루거나 무리를 지어 보리밭이나 원형의 창과 배치되어있는 모습을 보게 아 볼 수 있도록 자신의 작업 가운데 전통혼례의 상징물을 차용하여 우리
되는데 그 표현이 일견 실제 기러기로 착각할 수 있을 정도로 리얼하게 되 가 살아가는 현실의 삶을 각성적으로 바라보는 방법을 제시해 보고자 했
어 있는 것을 보게 된다. 물론 자세히 하나하나 살펴보면 경직되어있는 형 던 것으로 보인다.
태로 인해 모두 실제 기러기가 아니라 목기러기임을 확인하게 되지만 현 그러한 의미에서 보면 작가는 목기러기가 단지 혼례 과정에서 필요한 사물
실 속 일상적 공간과 배치되어 있기에 주변 상황과 분위기 때문인지 현실 일 뿐만 아니라 일평생 특별한 기억으로 남을 수 있는 지표가 되는 상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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