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1 - 전시가이드 2021년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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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es of time 20-11, 71.0x71.0㎝, Mixed media, 2020





            대로 이어진다. 하지만 이제는 히스토리라는 역사성보다 시간의 흐름들이 조        상 단색조를 띠고 있다는 점에서 종종 한국의 단색화 장르로 분류되곤 했다.
            형세계에 남긴 흔적들에서 권의철 작가의 시선에 포착된 것일까 ...작가가 캔      그가 작품의 소재로 삼고 있는 것은 비석과 같은 유적에 새긴 문자와 문양이
            버스 위에 쌓아올린 중첩과 반복은 총체적인 하나의 역사로 남기 이전에 작가       지만, 비구상적인 단색화로 구현된 작품이 일반적으로 단색화라 칭해지는 작
            의 예술적 고뇌와 노동이 담긴 흔적이기도 하다.                      품들과 유사한 측면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기서 간과하지 말아
            그 흔적들이 만들어내는 작품의 까끌하면서도 녹진한(soft and sticky) 촉  야 할 것이 있다. 색조의 단순함은 그가 반복적으로, 혹은 구도적인 자세로 마
            감들은 전시를 관람하는 관객에게 인생이라는 시간의 흔적(Traces of time)  치 기도하듯 한 자 한 자 새겨가는 문자를 더욱 돋보이게 하기 위한 일종의 ‘배
            을 되새기게 한다.                                      경’으로 기능하기 때문이다. 실로 더 많은 것들을 이야기해야 하는 작품에 ‘단
                                                            색화’라는 하나의 개념을 두름으로써 그 가능성들이 차단되는 것이 사실이다.
            그의 작업에서 단색화(Dansaekhwa)의 〈히스토리(history)〉 시리즈는 외관  그래서 그가 2세대 단색화 작가라고 불리더라도, 그것이 그의 전부인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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