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6 - 전시가이드 2023년 05월 이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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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현정의 전시포커스









































        당신의 숲17, 116.8×91cm, Oil on linen, 2023         당신의 숲16, 72.7×60.6cm, Oil on linen, 2023








         당신의 숲
                                                        람길, 외딴 집 같아 보이지만 그림의 안과 밖을 연결하는 ‘심연의 창(窓)’이다.
        최제이 작가                                          초현실적 풍경이 펼쳐진 자유로운 색조 사이로 ‘작가의 자유’가 흐르고, ‘우리
                                                        의 마음’이 숲을 이뤄 만난다. 이렇듯 ‘당신의 숲’은 팍팍한 삶에 지친 우리 모
                                                        두의 대상적 유토피아인 셈이다. 왜 태어났는가에 대한 실존적 질문을 던지는
        글 : 안현정 (미술평론가, 예술철학박사)                         그림, 하지만 작가의 세계는 스산하기 보다 따스하고, 아득하기보다 긍정적인 ‘현
                                                        실의 대안 인상’을 그린다. <내면적 풍경> 시리즈가 발표된 이후, 작가와 우리
                                                        는 디스토피아 세상에서 유토피아를 보게 되었다. 작가는 현실의 아픔을 겪은
                                                        이후, 계획성 있는 화면에 직관적 붓질을 더했다. 이때 사람들의 반응은 ‘빠른
        삼청동에 자리한 갤러리자작나무에서는 5월17일부터 31일까지 최제이 초대        공감’이었다. 그림에 스민 붓질에 작가의 진정성이 전달되기 때문이다. 작가
        전  《당신의 숲》 전시가 열린다. 작가는 바람과 집을 소재로 한 ‘내면적 풍경’   는 직관적 현실에 충실한 감정을 붓에 태워 그날그날 틀에 갇히지 않기 위해
        을 주제로 작품세계를 전환한 이후, 많은 이들의 공감 어린 시선으로 주목받       노력한다. 그래서 작품은 어느 하나 동일 하지 않고, 소재에 구애받지 않는 ‘확
        고 있다. 최근작들에서는 내면적 풍경이 많은 이들과 나누는 위로와 치유라는       장된 여유’를 갖게 되었다. 내면을 수면 위로 펼쳤을 때, 구상과 추상을 가로지
        의미에서 ‘당신의 숲’으로 확장되었다.                           른 경계의 가능성을 품는 자유와 만나게 된 것이다.

        당신의 숲, 대안인상_Alter Impression                    경계를 넘나드는 유토피아의 숲

        최제이란 이름 속에서 새로이 정립한 ‘내면적 풍경’, 작가는 풍경을 ‘상호관계     새로운 시리즈 ‘당신의 숲’은 판화적으로 갇혀 있던 사유를 극복해 ‘완전한 페
        성’으로 보고  ‘바람이 흐르는 대로 자신을 내맡긴 상태’를 직관적 붓질로 옮긴    인팅’으로 넘어온 시도이다. 최제이는 이미 ‘판화적 모티브’를 페인팅과 결합
        다. 그래서 풍경은 ‘자연의 집’이라기 보다 ‘관계의 집’을 담는다. 평론가 고충   한 화면으로 사랑받아왔지만, 틀 안에 갇힌 시각을 벗어나고자 ‘마음의 창’과
        환은 이를 “감각적인 그림과 내면적인 그림이 혼연일체를 이루는 상태” 이른       ‘오브젝트의 변형’을 통해 자유를 향한 갈망을 그리게 되었다. 극사실에 가까
        바 “풍경을 매개로 삼은 내면 예술”이라 평했다. 붓가는 대로 그려낸 직관의 바    운 사실적 묘사 속에서 2년 이상 답답함을 느낀 작가는, 신체적・정신적 아픔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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