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9 - 전시가이드 2024년 1월 이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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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보도 자료는   cr ar t1004@hanmail.ne t  문의 0 10-6313- 2 7 4 7 (이문자 편집장)
                                                                전시  보도자료는  crart1004@hanmail.net  문의 010-6313-2747 (이문자 편집장)





































            2022년에는 2권의 시집까지 동시에 발표하셨다. 많은 문인들도 ‘장태윤 시인        윤택한
            도 이젠 보기 힘들 것 같다.’며 수군댔었는데, 당신의 건재함을 당차게 시로써        삶의 길들이
            세상에 내보인 것이다. 시는 아버지 삶의 원천이다. 아직도 손놀림이 어줍으          눈부시게 빛났네
            신데도, 사물을 관조해 깊은 맛으로 발효시킨 당신의 시 세계를 펼쳐내기 위
            해 매일 컴퓨터 자판을 두드리신다.                             라는 삼행시를 지어 주셨다.

            고통과 절박함이 오히려 원동력이 된 것일까. 아니면 상처를 치유하기 위한        매일, 매주 심심하면 아버지를 뵈러 간다. 당신께는 거실 앞 풍경과 멀리 보이
            희망이었을까. 아버지는 힘든 투병 기간에 시를 한편이라도 더 쓰기 위해 안       는 산등성이, 창문 너머 나무 한 그루도 모두 얘깃거리가 된다. 이따금 아파트
            간힘을 다하셨다. 89세란 연세로 투병이 무색하게 전북문학상 수상자로 선정       밖에서 트럭장사의 물건 파는 외침에도 ‘써금써금한 노인 팔아요~.’한다며 당
            되셨지만 그건 노욕이라며 후배에게 양보하신 나의 아버지. 평생 그렇게 살        신을 빗대어 우릴 웃게 하신다. 좁은 집안, 일정한 공간만을 누릴 수 있을 뿐,
            아오신 분이시다.                                       자유롭지 못한 생활에도 전혀 불평하지 않으신다. 오히려 주어진 것에 감사하
                                                            다 하시며 카톡으로 지인들과 열심히 소통도 주고받으신다.
            이를 두고 유응교 시조시인은 아버지의 성함으로,
                                                            물론 매일 집에만 계셔야 하는 입장이 어찌 답답하지 않으실까? 그럼에도 딱
               장미꽃                                          한 번, “산에 가서 계곡에 발 한 번 푹 담그고 싶다.” 한마디 하셨을 뿐이다. 이
               피우듯이                                         룰 수 없는 소망인 줄 아시기에 다시 말씀은 없으시지만 그 속내에선 얼마나
               시심을 꽃피워서                                     자유가 간절하시겠는가.

               태양이                                          살아가며 옛 이야기 듣는 재미가 있다. 내가 경험하지 못했던 아버지 세대의
               빛나듯이                                         일상과 경험은 살이 되고 피가 되는 시간이다. 세상살이에 대해 견해가 다를
               세상을                                          때도 있지만, 세월에서 묻어나오는 통찰만큼은 감히 빗댈 수 없다. 건강을 일
               밝혀주니                                         부 회복하시고, 삶의 길잡이 역할을 하시며 이렇듯 곁에 계시는 것만으로도 참
                                                            으로 행복한 딸이구나 싶을 때가 많다.

                      •한맥문학 신인상 등단(1994)                    오늘도 환갑이 훨씬 넘은 딸보고 되레 졸수를 코앞에 두신 아버지께서 차조
                      •광주문인협회 회원                            심해 가라 하신다. 집으로 향하는 내 발걸음에 아버지의 당부가 함께 한다.
                      •광주문학 현 편집위원
                      •'월간전시가이드 쉼터'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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