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0 - 전시가이드 2024년 1월 이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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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가이드 초대석












































            Park-2, 116.8×91.0cm, Acrylic on canvas






         절제와 균형의 대화, Color the Emotion                  함의, 하지만 박월미의 작품은 크기와 별도로 ‘작가적 감성’을 숭고미로
                                                        전환하는 힘을 가졌다. 규모에 대한 압도가 아니라 자연과 사람을 사랑하는
        박월미 작가                                          따스한  심성에서  오는  ‘절제와  균형’  때문이다.  ‘어떻게  그렸는가’라는
                                                        형식의 문제보다 ‘무엇을 담았는가’라는 깨달음의 에너지가 감상자에게
                                                        그대로  전달되는  것이다.  박월미  작가는  불편함-두려움-공포와  같은
        글 : 안현정 (미술평론가, 예술철학박사)
                                                        역학적 숭고를 가로지른 ‘참나의 발견=내면의 깨달음’을 통해 사랑에 대한
                                                        진정한 깊이를 제시하고자 한다.
        작품  앞에  서면  감성이  움직이기  시작하는  그림이  있다.  다가갈수록    감성을 터치한 그림, 내면을 어루만지는 힘
        우리에게  감동을  주는  에너지는  커져만  간다.  작가의  직관이  감성적
        색감으로 전환되어 화면 안으로 빨려 들어가는 느낌을 준다. 최소한의           단순화된 형상 속에 본질이 담기고, 감성을 입은 색과의 대화를 통해 관계가
        본질만 남긴 형상, 그리고자 하는 진심을 담은 붓질의 만남, 색(色)과 획(      설정된다.  박월미의  작품은  ‘슬픔과  고독’을  감추기보다  내면의  깊숙한
        劃)으로 마음을 움직이는 박월미 작가의 에너지는 실타래처럼 얽힌 우리네         감성까지  따뜻하게  풀어냄으로써  ‘자신의  영적  에너지’를  극대화하는
        삶을 조용하면서도 힘 있는 조형성으로 위로한다. 단아한 작가의 성품을          작용을 한다. 실제로 작가의 작품은 전시장에 걸리면 감상자들의 발길을
        닮은  그림들은  로스코(Mark  Rothko)의  슬픔과  폴록(Jackson  Pollock)  사로잡는다. 감성의 발현은 감상자의 몫이지만, 유달리 박월미의 작품들은
        의  액션을  머금은  ‘관계지향적  평면성’을  강조한다.  겹겹이  쌓여  이룬   관람객의 감성을 움직이는 탁월한 에너지를 지녔다. 작가가 작품을 통해
        물감층들은  입체적인  동시에  평면적인  무한한  초월적  세계를  담는다.     말하고 싶었던 것은 색채나 형태와 같은 조형적 요소보다 작품에 담은
        이러한 조형적 특징 때문일까. 작품은 뜨거운 추상과 세잔(Paul Cezanne)   내재성, 즉 인간의 감성이기 때문이다. 작품 앞에 선 모든 이들이 위로와
        의 구상을 아우르면서 다양한 대화를 시도한다. 일반적으로 작품에서의           창조적 영감을 얻어 삶을 긍정과 사랑으로 이끌어 가기를 바라는 마음을
        감동은 ‘작품의 크기와 작가의 에너지’에 비례한다. 이른바 숭고에 대한         반영한 것이다. 최근 작품들은 간결하고 단순해지면서, 감상자가 이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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