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2 - 숨겨진 우리나라 보물찾기, 빼앗긴 한국 문화재
P. 32
▌ 십장생도 10폭 병풍 반출 / 일본
십장생도 10폭 병풍
오리건대학교 조던슈니처박물관 소
장 '십장생도 10폭 병풍'은 고종 때
왕세자가 천연두를 앓다가 회복된
것을 축하하고 기념하기 위해 제작
한 왕실회화다. 고종과 왕비인 명성
왕후(후에 명성황후로 추숭) 사이에
서 태어난 두 번째 아들인 척(坧:훗
날 순종)은 6세 때인 1879년(고종
16) 12월12일 천연두에 걸렸다가 의
약청의 치료를 받고 같은 달 21일
완치됐다. 당시 왕세자의 병세를 보
살핀 의약청 관원들이 제작, 나눠가
진 이 병풍은 왕세자의 병세 호전을 기념하면서 동시에 왕실의 안녕과 번창을 기원하는 뜻으로 불로장생(不⽼⾧⽣)을 의미하는 십장생
(⼗⾧⽣)을 주제로 제작됐다. 십장생도는 장수를 상징하는 사물 중 해·구름·산·물·소나무·거북·사슴·학·복숭아·불로초(영지) 등 10가지를
뽑아 구성한 주제로 한국회화의 독특한 전통이다. 이 병풍은 당시 경성부 태평동에 있던 무역상인 테일러상회를 통해 1924년 오리건대학
교 박물관으로 매매돼 미국으로 건너갔다. 이후 86년 만인 2010년에 문화재연구소의 국외문화재 보존처리 지원 사업 대상으로 한국에
돌아왔다. 2014년에는 2년간 보존처리를 마치고 미국으로 돌아가기에 앞서 작은 전시를 통해 처음으로 우리나라에서 공개되기도 했다.
- 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