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3 - 숨겨진 우리나라 보물찾기, 빼앗긴 한국 문화재

▌ 무진진찬도병 반출 / 미국

무진진찬도병

미국 LA 카운티 미술관(라크마, LACMA) 소장품인 '
무진진찬도(戊⾠進饌圖屛)'는 2015년 서울 경복궁 고
궁박물관에서 열린 '조선 왕비ㆍ후궁' 특별전을 통해 국

내 최초로 공개됐다. 이 여덟 폭 짜리 병풍그림은
1868년 12월 헌종의 어머니 신정왕후(1808~1890년)의
회갑잔치를 그린 것이다. 고종이 자신의 정치적 대모인
양모 대왕대비의 회갑을 맞아 이틀 간 벌인 대규모 궁
중잔치였다. 신정왕후는 헌종과 철종이 후사를 잇지 못
하고 요절하자 흥선군의 둘째아들인 고종을 양아들로
삼아 왕위에 오르게 하고, 수렴청정을 한 인물이다. 이 병풍은 왕실에서의 여성의 역할이 부각된 조선 말기 관료사회의 사회적 관계를 알
려주는 궁중기록화의 중요사례이며, 상서로운 행사를 상세히 기록하는 궁중 기록을 시각적으로 증언할 뿐만 아니라 문자로는 설명할 수
없는 방식으로 이러한 행사에 생명력을 불어넣어 준다는 것이 미술관 측의 설명이다. 임지윤 고궁박물관 연구사(35)는 "이 진찬은 새로
중건된 경복궁에서 처음 열린 궁중행사여서 더 의미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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