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4 - 숨겨진 우리나라 보물찾기, 빼앗긴 한국 문화재

▌ 라마타평 사리구 반출 / 미국

라마타평 사리구

미국 보스턴미술관이 소장한 높이 22.5㎝의 13세기 고려시대 은제도금 사리구는 라마탑(티베트
지역 불탑) 양식을 하고 있다. 사리구 내부에는 5㎝ 높이 소형 사리탑 5개가 봉안돼 있다. 탑신
에 새겨진 명문에 따르면 석가모니와 정광여래, 가섭여래 등 세 부처와 지공 스님, 나옹 스님
등 두 조사스님 사리가 각각 5개씩 들어 있었다고 한다. 현재는 석가모니 부처님과 지공, 나옹

스님 사리 등 총 4개가 보스턴미술관에 보관돼 있다. 우리나라에 전해지는 사리구 중 라마탑 형
태는 거의 없다. 양식이 보여주는 정교함도 13세기 고려 세공술의 극치를 보여주며 부처님과 고
려 고승 사리가 함께 안치돼 있어 부처님 정법이 우리나라로 이어졌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증거
이기도 하다. 불교계 관계자는 "이런 상징성 때문에 한국 불교로선 대체할 수 없는 유물"이라고
설명한다. 이 사리구는 경기 양주시 회암사나 개성 화장사에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며 일제강점
기 때 도굴돼 일본에 반출된 뒤 현재는 보스턴미술관이 사들여 소장하고 있다. 혜문 스님이
2004년 소장 사실을 확인한 뒤 시민단체 문화재제자리찾기와 조계종 중앙신도회 중심으로 환수
운동을 벌였지만, 2009년 2월 보스턴미술관이 사리구를 제외하고 사리만 반환하겠다고 제안하

면서 협상에 직접 나섰던 문화재제자리찾기 등 시민단체와 문화재청 의견이 크게 엇갈렸고, 보
스턴미술관은 문화재청 측 반대를 이유 삼아 협상을 결렬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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