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곳 space
場 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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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의 근대를 말하다...3
부산 최초의 백화점,
자본과 식민권력 사이에서
전
성 현쓰다
부산 최초의 백화점이자 일제강점기 지역을 대표하던 미나카이(三中井)백화점은 일 본에 의한 군사적 식민화를 이은 정치적 식민화를 등에 업고 경제적 식민화를 위해 부산에 들어와 식민지시기를 관통하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그리고 그 자리는 다시 주체만 바뀐 채 또 다른 백화점이 들어섬으로써 자본의 지속성과 역사적 공간의 통 시성을 확인할 수 있다. 자본주의의 꽃이기도 한 백화점은 서구 자본주의와 함께 탄 생해 그 핵심으로 동아시아에 들어왔다. 서구 문화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인 일본도 박람회 기간 동안 진열되었던 상품들을 계속해서 진열 판매하기 위해 설치된 권공 장, 오복점 등에서 백화점으로 확장해갔다. 서구로부터 받아들이고 배운 이들 일본 의 백화점은 식민지 조선에도 경제적 식민화를 위해 착착 진출했다.
그중 미나카이는 일본의 전통적인 상인집단인 오우미(近江)상인 중 고토(湖東)상인 으로 출발해 성장한 나카에(中江) 일가와 장남인 나카에 가츠지로(中江勝治郞)의 처 가인 오쿠이(奧井和平) 일가가 연합하여 1904년 대구에 오복점을 개설한 것을 시작 으로 조선과 대륙의 ‘백화점 왕’으로 성장해갔다. 나카에 집안의 3남인 나카에 도미 주로(中江富十郞)가 조선의 진출을 타진한 것은 1904년 러일전쟁 무렵이었고 일본인 들의 조선 이주 붐과 함께 부산을 왕래하며 조선 진출을 도모하다가 결국 1905년 대 구에 미나카이상점을 개설한 것이 조선에서 영업의 시작이었다. 첫 진출지로 대구를 선택한 것은 경부철도의 개통에 따른 편리는 물론 이미 부산과 인천 등 주요 개항장 에 진출한 일본인들이 많았기 때문에 경쟁상대가 적었기 때문이었다. 이후 1906년 진 주, 1911년 경성(본점), 1912년 원산, 1916년 부산의 장수통에 지점을 개설했다. 그리고 1945년 8월 일본이 패망할 때까지 조선 12개, 만주 3개, 중국 3개의 지점을 소유한 명 실상부한 식민지 백화점업계의 패자로 성장했다.
부산에서 영업을 시작한 미나카이오복점 부산지점은 창업자 중 한 명인 오쿠이 와헤
역사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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