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7 - 월간사진 2018년 4월호 Monthly Photography Apr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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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브스케치_최종_월간사진 2018-03-21 오후 3:58 페이지 107
익명의 관찰자가 되어 도로 위에서 현재진행형인 서울 풍경을 관찰한다. 위험하기 때문에 안전한 정확한 노출을 측정할 수 없어서 프로젝터 배터리가 소모되는 4시간 동안 오로지 감각만으로 촬
장소에 안전 장비를 설치해야 한다. 영한다.
#3 고속도로에 장비를 설치하다 #4 이미지를 투사하다
사전 준비만 철저하게 하면 물 흐르듯 쉽게 진행될 줄 알았지만 늘 변수가 생기 밤에는 차량의 빛이나 속도에 따라 시시각각 상황이 바뀌기 때문에 오로지 직감
게 마련이다. 어두운 밤, 물색해놓은 장소에 도착해서 미리 준비해놨던 삼각대 에 의존한 채 촬영을 진행한다. 이미지를 투사하기에 적당한 트럭이 다가오거
를 설치한다. 하지만 종종 고속도로 순찰대의 철수 명령 탓에 작업 도중 쫓겨나 나, 상황이 만들어지면 동물적 감각을 발휘하여 급박하게 셔터를 누른다. 촬영
기도 한다. 이젠 빠르게 장비를 설치하고 철수하는 노하우까지 터득했을 정도라 한 사진은 절대 그 자리에서 확인하지 않고 최대한 촬영에만 집중한다. 디지털
고. 갓길에 차를 세울 수 있는 곳이 얼마 없기에 그의 작업 장소는 누군가의 화장 카메라를 이용하긴 하지만 그의 작업은 거의 아날로그식이다. 약간의 왜곡과 색
실이 되기도 한다. 그런 탓에 용변을 밟은 웃지 못 할 해프닝도 있었다. 보정 외에 별다른 후보정을 하지 않는다.
무악재개발 사업이 진행된 무악지구 공간을 도로 위에 오버랩한 작품. 1996 무악재개발지구, Digital pigment print, 120x80cm, 2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