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9 - 월간사진 2018년 2월호 Monthly Photography Feb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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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_최종_월간사진 2018-01-18 오후 4:40 페이지 4
사진이라는 결과로서 야기되는 관계의 종류와
질을 가늠하고, 여기서 조금 더 나아가 앞서 말한 사진의
수용자까지를 염두에 둔다면, 사진이 사진 자체로서의
가능성을 조금 더 공고히 할 수 있을 것이다.
““
Relationship
‘관계’를 중시하는 사진
그렇다면 사진에게 무엇이 남아있는가를 묻고 싶다. 미술, 더 나아가 예술에 대한 이해 중에 작가의 의도에
여전히 남아있는 사진의 가능성 중에서 가장 먼저 떠 따라 해석된 결과물의 정도를 가늠하는 방법이 있다.
오르는 것은, 여전히 사진은 ‘관계’를 담보로 한다는 이러한 관점에서 본다면 사진은 작가에 의한 단방향
것이다. 여기서 관계항에 해당하는 것은 ‘사진을 찍는 해석이 아닌, 작가와 피사체 상호 해석의 여지를 다분
자’와 ‘피사체’ 그리고 조금 더 나아가 ‘사진의 수용자’ 히 가지고 있다. 작가는 피사체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
가 될 것이다. 사진이 관계를 담보로 한다는 것은, 이 로, 피사체는 작가의 시선과 태도에 대한 이해를 바탕
런 해당항들의 관계적인 조응에 따라 사진으로 맺힌 으로 기존의 의도를 넘어선 결과물들이 생성되곤 한
상의 정체성이 결정된다는 이야기다. 사진이 눈으로 다. 그러면서도 사진은 타장르에 비해 비교적 이해와
쫓을 수 없는 부분까지 담게 되었고, 이로 인해 미술 인지가 수월한 화면을 결과물로 제시하며 새로운 이
혹은 예술의 한 갈래로 여겨져 단순한 기록과 재현의 해로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이때 관계를 이야기하며
수단을 넘어서게 되었다면, 그것을 가능하게 한 요인 언급되었던 태도와 시선의 종은 찍는자와 피사체의
역시 같은 지점에서 찾을 수 있다. 관계를 수반한 결과이다.
초기 사진의 주요 기능은 가장 즉물적이고 직접적인 표 인간의 지성과 정서에 도전해 왔던 다양한 장르의 작
면을 포착하는 것이었다. 반면, 현재는 피사체의 내면 품 중에서도 여전히 사진에 눈이 가는 이유를 꼽는다
과 정서 등을 함께 다루는 방법을 시도하고 있다. 사진 면, 사진이 작품의 대상이 되는 피사체를 다루는 데 특
을 찍는자의 시선이 부각되곤 하는데, 여기서 구분 지 화되어 있기 때문일 것이다. 다룬다는 것의 방법으로
을 수 있는 태도나 시선의 종에 따라 사진이라는 결과 사진이라는 결과로서 야기되는 관계의 종류와 질을
물의 효력이 좌우된다. 다큐멘터리, 스냅, 포트레이트 가늠하고, 여기서 조금 더 나아가 앞서 말한 사진의 수
같은 장르에서는 조금 더 적나라하게 이러한 관계들이 용자까지를 염두에 둔다면, 사진이 사진 자체로서의
부각된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인간과 생명체가 만나 사 가능성을 조금 더 공고히 할 수 있을 것이다.
진이라는 결과물을 만들어 내는 것에 집중한다면 찍는 - 이주희 (미술평론) -
자와 피사체, 상호간의 관계를 얼마나 어떻게 드러낼
수 있느냐에 따라 맺히는 상은 다르게 특징지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