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8 - PHOTODOT 2017년 8월호 VOL.45 J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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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Interview2
Saul Robbins
How Can I Help_ - An Artful Dialogue - Anyka Asin, 2012
내 사진들이 오로지 점잖은 예술품에 머무는 것을
넘어서 내가 내적으로 경험한 모든 것을 표현 할 새
글_강미현_KANG Art 대표 (미국/뉴욕) 로운 방법을 찾아 좀 더 위험을 감수하기로 했다.
사진은 참 신기한 매체다. 현실을 그대로 재현한다는 명분 아래 기
- 사울라빈 인터뷰 중
록하는 매체라는 역사적 숙명을 200년 가까이 짊어지고 있으면서도 지금은
당당히 현대예술의 중심에서 표현의 자유를 만끽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진의 오랜 신화였던 객관적 진실이라는 믿음이 깨진 후 그 정체성의 혼란 뉴욕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사울 라빈(Saul Robbins)의 사진은 기록이라는
은 오히려 사진에게 표현의 확장이라는 가능성을 열어주었다고 말할 수 있 사진의 오래된 역할에 충실한 동시에 사실관계에서 벗어나 기록과 연상관계
다. 그 확장을 통해 사진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진정성의 재탐구는 물론, 다양 라는 매우 흥미로운 관점을 제시한다.
한 다른 매체와 접목할 수 있는 유연함을 부여하는 계기가 되었으며 무엇보 사울은 본인의 인생에서 일어난 경험을 바탕으로 작품을 만든다. 그가 치료
다 친밀하게 개인의 사고와 삶을 주제로 다루게 되었다. 를 받았던 정신, 심리 치료사 방에 있는 의자와 소유물들을 기록하고 그 기
물론 사진의 기록성은 여전히 우리에게 중요하다. 사진은 기본적으로 현재 록의 과정에서 영감을 받아 그 자신이 테라피스트처럼 낯선 사람들의 이야
의 시공간에 존재하는 피사체를 찍는다는 면에서 현실의 단편을 찍거나 또 기를 들어주는 행위를 작품으로 만든다. 또는 몇 년에 걸쳐 가족과 친구들이
는 작가의 사유를 시각화하던 기록하는 매체임에는 틀림이 없다. 다양한 사 소유하고 있는 물건들을 기록하거나 빛과 공간에 대한 그의 탐구를 기록한
진표현의 홍수 속에서 이제 우리는 무엇을 왜 기록했는지에 대한 작가의 주 다. 라빈에게 사진은 인간의 대한 깊은 관찰과 인간관계를 존중하는 자세를
제 의식에 보다 귀를 기울이게 되었다. 시각화하기 위한 매체라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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