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8 - PHOTODOT 2017년 8월호 VOL.45 J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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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oul Korea, 2010

                         수수께끼 같은 사진
                  그의 사진 속에는 채움보다는 비움이 존재하고 있다. 보이는 대상 그 자체를          토리와 기억이 작동되게끔 하는 것이다. 그는 최근 자신이 정치적, 사회적인
                  중요하게 생각하는 그는 가급적 기표를 제거하여 단순화하고자 한다. 그의            맥락 속에 모든 환경을 보아왔다는 것을 깨달았다. 자신만의 시선으로 풍경
                  사진을 보면 실재의 대상은 담벼락에 의해 가려져 있다. 그리고 그 담벼락에          을 들여다보는 이용환 작가는 자신의 작업은 유희와도 같다며 사진으로부터
                  새로운 공간을 그려놓은 모습은 마치 가상과 현실이 끊어진 것이 아니라 연           시작되는 모든 과정이 즐겁다고 말한다. 이런 그의 시선으로 사유하는 풍경
                  결되어있는듯한 느낌을 준다. 굉장히 아이러니한 풍경이지만 대상을 개별로            의 모습들을 통해 현재의 우리의 풍경을 다시금 돌아볼 수 있을 것이다.
                  보기보다는 전체를 아울러서 보아야 한다고 말한다. 구체적인 지시는 상상
                  을 방해하기 때문에 각자의 경험에 따라 작품을 현상학적으로 반응하게 유
                  도하고자 하는 그의 의도가 담겨있다. 직접적으로 사진 속 의미를 전달하기            이용환
                  보다는 마치 작가가 사진으로 주는 힌트를 통해 알아맞히는 수수께끼와 같             중앙대학교 사진학과에서 학․석사, 동 대학원 사진학과와 신문방송대학원에서 영상매체
                                                                      석사과정을 졸업하였다. 오하이오 대학에서 멀티미디어 석사과정을 졸업하고, 대구카톨
                  은 사진을 만들고자 했다. 작품을 감상하는 사람들에게 사유할 수 있는 몫을           릭대학에서 철학박사 과정을 수료하였다. 2010년 대구사진비엔날레의 감독을 역임하였
                                                                      고, 독일과 중국에서 유수한 갤러리와의 사진기획전에 다수 참가하였으며, 유럽의 사진
                  주는 것이다.                                             축제에서 리뷰어와 심사위원을 하였다. 2016년에는 유럽최고 권위의 잡지인 ‘유럽피안
                                                                      포토그라피’에서 선정하는 세계 100인의 사진예술가로 선정되었다. 현재 중앙대학교 사
                  그는 자신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풍경은 존재하지 않을 것 같다고 한다. 하지           진학과 교수 및 공연영상창작 학부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만 그는 무엇인가를 덧붙이는 것보다 필요 없는 부분들을 빼는 작업을 중요
                  하게 생각한다. 기표가 모여 상징이 되듯이 상징이 자유롭게 이루어지기 위
                  해선 기표가 많이 존재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모든 것을 최소화하여 오로           이용환 작가의 《정치적 풍경(Political Landscape)》
                                                                     은 태국 RMA Institute Gallery에서 8월 6일부터 9월
                  지 작품만으로 느낄 수 있는 것들을 중요시했다. 각자 가지고 있는 기억들이
                  대상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감정을 느끼듯이, 사진으로 하여금 그들만의 스            30일까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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