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8 - PHOTODOT 2017년 2월호 VOL. 39 Febru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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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1 Memorial #1 〈Big Eye〉 New York 200.1X200.1Cm Archival Inkjet 2016


                         파괴와 재건의 양면성을 보다
                  ‘그라운드 제로’라는 말로 연결되는 원자폭탄 투하와 911테러, 두 사건은 인
                  류 역사상 대재앙으로 기록된다. 그로 인해 발생한 엄청난 재난 피해와 무수
                  히 많은 희생자들이 사고를 겪은 두 국가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로 남았다.
                  그러나 작가는 이 사건에 대해 조금 다른 시선을 가지고 있었다. 그는 두 곳
                  을 단순한 가해와 피해의 재난 현장으로 바라보지 않았다. 그곳에서 인간의
                  본성을 보았다. 무언가를 파괴하고자 하는 인간의 심리와 파괴된 것을 토대
                  로 어르고 위로하며 새로운 재건을 꿈꾸는 심리, 파괴와 재건의 극단적인 양
                  면성이 인간에게 내재돼 있다는 것이었다. 그의 눈에 비친 원자폭탄 현장과
                  9.11 현장은 이러한 인간의 극단적인 본성을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었다.
                  그렇기에 하춘근에게 그라운드 제로의 의미는 세계적인 재난 현장이 아니라
                  ‘파괴와 재건의 기준’이었다. 또한 〈Ground Zero〉는 파괴와 재건의 기준점
                  이 되는 두 곳을 보여주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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