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2 - PHOTODOT 2017년 2월호 VOL. 39 Febru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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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1 Victim - WTC 〈Big Eye〉 New York 200.1X200.1Cm Archival Inkjet 2016
기획하는 예술가
하춘근은 무척 세심하고 꼼꼼히 작업 플랜을 세운다. 무엇을 찍을지, 어떻게
보여줄지, 또 작가로서 어떤 말을 할지 디테일하게 계획을 세우고 그 계획에
맞추어 작업을 진행한다. 대상에 대해 다방면으로 자료를 수집하고 공부하
는 것 또한 작업 과정의 일부다. 이번 작업 역시 9.11테러와 히로시마, 나가
사키 원폭 사건에 대해 충실히 공부한 사전 작업이 바탕이 되었다. 만약 그
가 이러한 과정 없이 피상적인 이미지에만 관심을 가졌다면 지금과 같은 작
품을 만들지 못했을 뿐더러 〈Ground Zero〉라는 작업이 이전 작업과 연결
될 수 없었을지도 모른다. 그는 촬영 일정과 장소, 방식까지 모든 플랜이 짜
이면 촬영을 시작한다. 작가의 작은 노트에는 작업 드로잉과 에스키스가 가
득한데, 그 안에는 최종적으로 만들어질 이미지까지 이미 구상되어 있다. 이
처럼 하춘근의 작품은 한 점의 이미지도 허술하게 얻어진 것이 없다.
작품의 창작 과정을 공유하기 위해 그가 출간한 『사진작가의 사진고민』
(2015.5.20)에 작가는 자신의 〈BIG EYE〉작품과 작업 노하우를 아낌없이
담았다. 작업 과정을 나누는 신선한 시도를 통해 사진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
는가에 대해 사진예술계 안에서 함께 고민하고자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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