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2 - PHOTODOT 2018년 7월호 VOL.52
P. 52

Photist Portfolio 2











            청하진경淸河眞景 청하골의

            아름다운 유혹















































                                                                                                                                      글사진_ 이한구

                                                                                                                                              시간이 흐르면 모든 것이 변한다. 변한다는 것은 새롭다는 것을         모든 시작은 어설프다. 그럼에도 이번 작업을 시작하고 끝낼 수 있었던 것
                                                                                                                                      의미한다. 새로움에 대한 기대, 달라진다는 것, 그런 설렘을 안고 내연산 청         은 혼신의 힘으로 진경산수화의 일가를 이룬 겸재 정선 덕분이었다. 그는
                                                                                                                                      하골에 발을 들여놓았다. 처음 가본 길은 물론 이미 가본 길도 새로웠다. 자         청하골을 오르내리며 보아온 삼용추, 선일대, 학소대, 비하대의 아름다움
                                                                                                                                      연은 매번 다음에 다시 오라는 듯 바람처럼 사라지곤 했다. 그렇게 홀연히           을 신기(神技)의 붓질로 세상에 선보였다. 이에 나는 사진이라는 매체로
                                                                                                                                      사라지는 자연을 만나러 가는 길은 설렘보다 긴장감으로 가득했다. 변화무            그 아름다움을 다시 그려보고자 하였다.
                                                                                                                                      쌍한 자연 앞에서 한없이 작은 나 자신을 보았기 때문이다. 저 자연이 어디
                                                                                                                                      서 오는지 어디로 가는지는 모른 채 그저 갈 때마다 오는 것을 보았고 갈 때         이 작업을 하면서 시작은 어떻게 하고 끝은 어떻게 할지 생각하지 않았다.
                                                                                                                                      마다 가는 것을 보았다. 같은 모습을 두 번 이상 보여주지 않는 자연이 그렇         신의 세계도 사후의 세계도 미래의 세계도 내일의 일도 알 수 없었기 때문
                                                                                                                                      게 나에게 화두를 던졌다.                                     이다. 그것을 진정 알았다면 스스로 내면의 세계로 침잠했을 것이다. 그래




            78                                                                                                                                                                                                                          79
   47   48   49   50   51   52   53   54   55   56   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