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5 - PHOTODOT 2018년 7월호 VOL.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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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작업하는 동안 장자의 소요유(逍遙遊)를 지향했다.
                                                                            지난 10여 년 동안 작업하면서 어려움도 갈등도 많았
                                                                            지만 오래전부터 보아온 물, 구름, 나무, 안개, 눈(눈)이
                                                                            기에 조바심내지 않으려 했다. 그리고 그들이 스스로
                                                                            속내를 풀어 보이기를 기다렸고, 그 끝은 항상 경이로
                                                                            움으로 가득했다. 살아 꿈틀거리는 역동적인 모습에서
                                                                            ‘자연은 존재 자체로 아름다운 생명’이라는 목소리와
                                                                            찰나의 순간을 느끼라는 가르침을 듣기도 했다. ‘도전
                                                                            은 포기하지 않는 자의 몫’이라는 것도 새삼 느꼈다.
                                                                            그렇게 자연이 희망으로 나에게 왔다가 슬쩍 던져주고
                                                                            가는 그 모습에 나 자신 스스로 너무 욕심을 냈고 허둥
                                                                            댔다는 사실을 깨달으면서 겸손을 배우기도 했다. 청
                                                                            하골의 부름과 변신은 여전히 현재 진행 중이다. 지금
                                                                            도 그 부름과 변신의 실체를 찾아내기 위해 여전히 길
                                                                            을 나선다. 게으름과 나태함을 이겨내고 고통과 기쁨
                                                                            의 순간이 지나면 희망은 찾아오리라는 굳은 믿음과
                                                                            자신감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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