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8 - 월간사진 2018년 6월호 Monthly Photography June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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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과 만주를 연결하는 특급열차. 호화로운 1등 전망차, 등급에 따라 완비된 침대·식당차가 연결되어 있다.
미화된 식민지 현실
조선의 풍경 1938
식민지 시절, 일본인들에게 조선 여행을 홍보하기 위해 촬영된 사진들이다. 당시 부유층이 탔을 법한 호화스러
운 특급 열차, 세련된 건축과 문화를 보여주는 경성역, 아리따운 외모의 평양 기생. 이들 모두 일본인이 바라본
1930년대 한국의 낯선(!) 풍경들이다. 이것은 조선총독부 산하 기관인 철도국에서 출판한 <반도의 근영>을 원
서로 해서 제작된 사진집 속 이미지다. 흥미로운 지점은 그 시대의 여느 사진처럼 식민지였던 조선의 뼈아픈 역
사를 드러내는 게 아니라 고즈넉한 산세와 자연, 현대식 건축물, 번화한 거리 등 아름다운 풍경과 발전상을 보여
주고 있다는 것이다. 마치 자국을 홍보하는 광고에 미화된 이미지만을 드러내는 것처럼 말이다. 당시 조선은 일
본의 이익을 위해 개발된, 그리고 개발되어야 하는 곳이었다. 그런 일본의 시각을 충실히 반영하고 있는 사진들
인 셈이다. 그럼에도 1930년대의 한국의 모습을 다룬 몇 안 되는 귀중한 자료임에는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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