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4 - PHOTODOT 2017년 9월호 VOL.46 Sep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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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titled #11510, Breidarlon, 2010, C-Print, 160 x 245.6cm














































                         이미지 앞의 ‘나’                                  그가 여행하며 보았던 수많은 풍경들에는 사람이 없다. 그는 자신의 경험이
                  이번 전시의 제목인 “태도로서의 사진”이란 권부문의 사진 철학에 있어서            나 상황, 이해했던 만큼만 이미지에 드러나길 바란다. 사람의 자리는 이미
                  핵심 개념으로 사진 이미지는 작가의 진정성과 삶의 태도에서 비롯된다는             지 앞이기 때문에 그들이 보는 이미지에 무슨 얘기를 덧붙이고 싶지 않다고
                  의미이다. 삶과 작품의 일관성은 예술가에게 당연히 요구되는 덕목이지만             도 말한다. 친절하지 않은 그의 사진은 그만한 이유가 있다. 어떠한 이미지가
                  사진의 영역에서 일찍이 언급된 적이 없다. 권부문의 이미지 추구에는 우연           온전히 그 사람의 몫이 되었을 때 느끼는 당황스러움을 통해 뭔가 변화가 된
                  이 아닌 필연으로 만나는 이미지, 대상에 최선을 다해 다가가기, 대상을 정확         자신을 느낀다면 그것만으로도 작가로서 성공한 것이라고 말하는 그의 사진
                  하게 드러내기, 그리고 자신과의 대면이 있다. 그래서 그의 작품 세계는 일관         은 마냥 불친절하지는 않아 보인다. 그가 말하는 풍경과 여행은 이렇다. 각자
                  된 기조를 지닌다. 그에게 사진은 거리두기를 가르쳐주었다고 한다. ‘시류에          마음속에 어떤 파장을 갖고 있었느냐에 따라서 자기 앞의 풍경은 다르게 이
                  휩쓸리지 않고 본질에 다가서는 방법이 거리두기이며, 내가 선택한 사진에            해된다. 그에게는 갈망하는 이미지를 만나는 과정 속에 여행이 끼어드는 것
                  는 오롯이 대상 앞에 서는 희열이 있으며, 현실을 떠난 구도는 내가 지향하          뿐 여행을 계획하고 준비한다기보다는 그 풍경에 관한 이해력을 ‘생활해내
                  는 바가 아니다’라고 그는 말한다.                                는’ 것이다. 그에게 여행은 ‘내 삶의 접점을 넓혀가는 방법 가운데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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